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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대증원 1년 유예 후 협의체 구성 제안…전당대회? 룰부터”

아시아투데이 조회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다소 딱딱한 표정이다가도 활짝 웃을 땐 무해한 인상을 준다./송의주 기자

‘4선’ 고지를 밟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일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일단 의대증원을 1년 유예하고 협의체를 구성해 과학적 데이터로 몇명의 의사가 더 필요한지 결론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들과 정부의 갈등, 즉 ‘의정갈등’은 안 의원이 최근 가장 깊게 관여하고 또 목소리를 내고 있는 분야다. 그가 지난달 30일 경고했던 대학병원 교수 피로도 누적에 따른 진료 축소는 3일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교수들이 휴진에 동참하겠다고 밝히며 현실화됐다.

윤석열 정부들어 주호영·정진석·한동훈에 이어 네 번째 ‘황우여 비대위’ 체제를 맞는 당내 상황에 대해서는 “비대위원 구성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안 의원은 “수도권 강북에서 어렵게 당선된 사람이라든지, 수도권에서 아슬아슬하게 낙선한 분이라든지. 청년과 여성처럼 우리당 지지세가 약한 계층 분들을 대표할 수 있는 분들이 비대위원으로 합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당 참패’ 속에서 이뤄진 인터뷰지만 안 의원은 ‘무언가를 해야 한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선 “아직 비대위도 다 구성되지 않은 상황이지 않냐”며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안 의원은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4~5명에 항상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음은 안 의원과 일문일답.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송의주 기자

-4선에 성공하면서 22대 국회에서 역할도 더욱 넓어질텐데 어떤 정치를 하고싶나.
“우선은 분당·판교 분들께 과분한 사랑을 받아 정말 감사하다. 한편으론 당이 크게 패했으니 가슴이 아프다. 민심이 정말 무섭다고 느꼈고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제대로 해야 겠다고 각오를 다지게 됐다.”

-22대 국회는 산업 규제를 유연하게 조치한다던가, 오래된 법이 특정 시점에 자동 소멸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일을 해보면 어떨까 싶다.
“이미 외국에선 하고 있는 것들이다. 미국 스탠포드대 로스쿨에서 비지팅 스칼라(Visiting Scholar)로 ‘로 사이언스&테크놀러지(Law Science & technology)’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거기서 하는 일이 미래지향적인 법 연구였다. 사회가 어떻게 발전할 지, 과학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예상하고 그 길목에 있는 법 중에 걸림돌이 될만한 규제가 있다면 고치는 것이다. 변화와 혁신을 가속화 할 수 있는 법안이 있다면 그걸 만들기도 하고.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이 1년만에 나온 이유도 이런 미래지향적인 법 연구 덕분이다. 우리도 한 걸음 더 앞서나가는 미래지향적인 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당이 총선 참패 수습을 위해 비대위 발족했는데, 비대위에서 꼭 했으면 하는 일이 있다면.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인산에 대해 저는 괜찮다고 봤다. 황 위원장은 자기가 뭔가를 결정하고 또 내세워 끌고가는 타입이기 보단 여러 사람들의 집단 지성을 모으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관건은 비대위원들의 선임이다. 저는 민심의 엄중함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비대위원들을 선임하셨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수도권 강북에서 어렵게 당선된 사람이라든지, 수도권에서 아슬아슬하게 낙선한 분이라든지. 청년과 여성처럼 우리당 지지세가 약한 계층 분들을 대표할 수 있는 분들이 비대위원으로 합류했으면 좋겠다.”

-당이 집단 지도체제로 가야한다, 혹은 현재의 당 대표 체제로 가야한다 주장이 엇갈린다.
“이건 여당, 야당이 다르고 다수당인지 소수당인지 또 다른 문제다. 만약 우리가 여당, 다수당이라면 집단 지도체제가 낫다고 본다. 왜냐면 당 대표에 도전한 사람들 순서대로 1등은 당 대표, 2~4등은 최고위원이 되니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정부를 견제할 수 있어서다. 문제는 지금 우린 여당인데 소수당 아닌가. 이런 상황에선 차라리 단일 지도체제가 나은 것 아닌가 싶다. 108명 밖에 안 되는데 의견이 흐트러지다보면 정말 개헌선도 지키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송의주 기자

-비대위가 현행 ‘당원 100%’인 전당대회 룰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더라.
“그동안 5대5를 주장해왔다. 이번에 우리가 심판받은 이유도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 아닌가. 우리가 왜 선거에서 졌는가? 난 크게 두 가지라고 본다. 대통령께서 ‘이번 선거는 내 얼굴로 치른다’고 하시지 않았나. 2년동안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가 이번 선거 결과다. 선거 전략 면에서도 집권 여당만이 할 수 있는 민생 해결, 미래 비전과 희망 제시가 없었고 싸우기만 한 게 아쉬웠다. 정말 그냥 싸우기만했다. 국민은 소외됐고 제3자가 됐다. 이제라도 국민이 바라는대로 돌아가서 제대로 잘 해야 한다.”

-의대증원 문제를 1년 유예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데.
“일단 의대증원을 1년 유예하면 전공의의 60~70%는 돌아온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학생들도 휴학하지 않고 돌아올 수 있을거다. 이후 1년간 협의체를 구성해서 과학적 데이터에 근거해 몇명의 의사가 더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야 한다.”

-정부가 의대증원을 추진하는 과정에 아쉬움이 많았나.
“정치를 할 때 제일 먼저 할 일이 우군을 확보하는거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보건 의료계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건 맞다. 필수 의료 의사들은 물론 약이나 백신을 만드는 의사과학자가 줄어들고 있다. 또 지방 의료가 쇠퇴하고 있다. 각각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본다면, 필수 의료 의사들이 줄어드는 이유는 진료 수가가 굉장히 낮고 법적 책임은 높기 때문이다. 사람 살리려고 수술하다가 만약 사망하면 감옥에 간다. 그러니 누가 위험하게 필수 의료 전공을 하려고 하겠나. 지방 의료의 쇠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에 커다란 의료원을 세우려 한다? 당연히 의사가 부족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정부가 국민들에게 차근차근 설명하고 제일 마지막에 ‘숫자’를 꺼냈어야 한다. 근데 반대로 숫자를 딱 꺼내니 사람들이 ‘아니, 이게 뭐야’ 싶었던 것 아닌가? 의사들도 반발이 심하고 국민들도 갈등 상황이 길어지니 답답해하시고 결국 우리에게 불리한 선거 이슈가 돼 버렸다고 생각한다.”

-전당대회에 안 의원이 출마한다는 관측이 많다.
“아직 비대위 구성도 안 됐고, 룰도 안 정해졌고 날짜도 마찬가지다. 이런게 다 정해진 다음에 나오는지 물어봐야 정상 아닌가.(하하)”

-이미 당내에서 움직이는 분들이 많이 있지 않나.
“저는 지금 의정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갖고 있다. (전당대회 생각이 있다면) 하루종일 서울대 병원에서 그 세미나를 듣고 있었겠느냐. 당에서 다른 의원들을 만났겠지. 현재로선 생각하고 있지 않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송의주 기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도 뜨거운 관심사더라.
“한동훈 위원장이 결정할 몫이다.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며 느낀 점, 고쳐야 할 점 등이 있을 것이다. ‘내가 이번에 대표로 나서야겠다’는 마음이 든다면 나설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 ‘내겐 더 숙고의 시간이 필요해’라고 생각하면 안 나올 수 있겠지. 본인의 선택 아니겠나.”

-‘정치인 안철수’로 산 지 벌써 12년이 됐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처럼 과거의 나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게 있을까?
“사실 많긴 한데(웃음) 과거의 일이 나중에 어떤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게 아니겠나? 무슨 뜻이냐면 난 처음에 의사였고, 그 다음은 IT 기술자였고 안랩을 창업했다. 다시 카이스트 교수를 거쳐 서울대 교수로 일하다 정치에 왔다. 내 다섯번째 직업이 정치인이다.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어서 정치를 시작했다.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돌려주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정치를 하고 있다. 의사일때도, 기업인일때도, 교수일때도 나는 이 마음이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봉사하며 살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했는데 확실히 정치는 범위도 넓고 난이도도 높다. 12년동안 노력했지만 사회가 갈수록 복잡해지는 데 일부를 바꾼다고 전체가 달라지진 않은 것 같다. 그게 고민이라면 고민이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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