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가 야당 겨냥 및 방송 장악 이슈와 달리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관한 조사 시한을 재연장하자, 한겨레가 “명백한 이중잣대다. 권력 눈치를 보느라 그러는지 모르겠으나 권익위와 정당성을 스스로 허물어 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19일 참여연대는 권익위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지난해 11월 김 여사가 윤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22년 9월13일 재미교포인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 원 상당의 디올 명품 가방을 받았다며 몰래 찍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이뤄진 신고다.
지난 1일 JTBC는 <[단독] ‘명품백 의혹’ 조사 다시 연장> 기사에서 “부패방지권익위법에 따르면 권익위는 신고받은 날로부터 60일 안에 수사기관에 사건을 넘기는 등 처리해야 하고, 필요할 경우 30일 한 번 더 연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처리시한은 3월 18일까지였지만 권익위는 총선 이후인 지난달 30일로 한 번 더 연장했다”고 보도했다.
JTBC는 “그런데 권익위는 이 시한도 넘겨 조사를 한 번 더 연장하겠다고 참여연대 측에 전달한 것으로 JTBC 취재결과 확인됐다”고 했다.
한겨레는 3일 <‘김건희 명품 수수’ 조사 미루는 권익위 이중잣대> 사설에서 “권익위는 조사 기간을 30일 연장하고도 처리 시한(4월30일)까지 조사를 끝내지 않았다. 조사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법적 근거도 없는 일”이이라고 지적한 뒤 “이 사건의 사실관계는 이미 영상자료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드러나 있다. 권익위의 조사 지연은 의도적인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권익위는 지난해 8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을 묵인했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두달 만에 조사를 마치고 대검찰청에 사건을 이첩했다. 이미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송치 결정을 내린 사건임에도 다시 수사를 하도록 검찰에 넘긴 것”이라며 “지난 3월 유시춘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이사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등을 검찰에 수사의뢰했고, 앞서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 남영진 전 한국방송(KBS) 이사장 등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도 조사해 검경에 넘겼다”고 짚었다.
야당 겨냥 및 방송 장악 사건은 서둘러 수사기관에 넘겼다며 이중잣대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야당을 겨냥하거나 방송 장악 등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건은 서둘러 수사기관에 넘기던 권익위가 유독 김 여사 명품 수수 사건에는 조사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한 뒤 “명백한 이중잣대다. 권력 눈치를 보느라 그러는지 모르겠으나 권익위의 권위와 정당성을 스스로 허물어뜨리는 행위다. 그런다고 김 여사의 행위를 감출 수도 없을뿐더러 되레 국민의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