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법(채상병 특검법) 국회 통과를 나쁜 정치라며 거칠게 비판하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특검법에 거부권을 썼다면 오늘의 대통령 윤석열은 없었을 것”이라며 검사 시절을 되돌아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이 계속 반대하는 것에 “혹시 뭐 있나 하는 의심을 산다”고도 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이 통과된지 90여 분 만에서 브리핑룸에 내려와 “민주당의 특검법 강행처리는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며 “오늘 일방 처리된 특검법이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리는 사례로 남을 것이라는 우려가 큰 만큼 대통령실은 향후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3일 오전 국회 본관 170호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8년 전 박근혜 대통령이 본인이 수사받을 수 있는 ‘최순실 특검법’에 거부권 행사가 거론되자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면서 “그를 통해 윤석열 특검 수사팀장은 성역 없는 수사할 수 있었다”고 과거 사례를 떠올렸다. 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썼다면 특검 수사팀장 윤석열은 없었을 것이고, 지금의 대통령 윤석열은 탄생할 수 없었다”며 “처가에 대한 수사를 막아 세우고 대통령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사에 거부권을 공언하고 있는 대통령은 자기부정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이날 아침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대통령실의 거부권 행사 예상을 한 뒤 “많은 국민들께서 윤석열 대통령이 왜 이렇게 방어적으로 나오시는지 궁금해할 것”이라며 “‘채수근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의 진실을 밝히자는 취지인데 왜 대통령이 반대하지’. ‘혹시라도 뒤에 문제 될 행동이 있었던 것인가’, ‘진실 규명 이상의 뭐가 있는 건가’ 이런 의심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대통령 입장에서는 상당히 안 좋은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진퇴양난에 빠지시기는 했지만 대통령께서 뒤집어서 대통령이 아닌 검사 윤석열이었다면 이 사안을 어떻게 바라볼까. ‘아마 수사해서 발본색원하자’고 하고 있을 것”이라며 “당시 국민에게 사랑받던 스타 검사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이 채상병 특검을 여론상으로도 안 받을 수 없다면서 반대를 접고 차라리 일부 조항을 협의하자고 방향 전환을 하면 국민들도 합리적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거부권이 행사됐던 다른 법안들도 잇달아 다시 본회의를 통해 통과될 수 있지 않느냐는 질의에 이 대표는 “(국민들이 볼 때)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2년 동안 소수당이었는데 불쌍하지도 않은 것”이라며 “대통령과 여당에 힘을 실어주면 오해해서 ‘홍범도 장군 흉상도 막 치워버리겠다고 강행하고 더 심해지는 거 아니냐’는 인식을 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진정성 있게 협치에 임하면 야당이 월권할 경우 국민들이 현명한 판단하실 것”이라며 “그게 순리대로 가는 거지, 방어적인 자세로 ‘나는 무조건 거부권 쓰겠어’ 하시면 불쌍해 보이지도 않는다. 민심을 못 읽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범인에 비유해 논란을 불렀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범인이 아닐 것이니까,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이것 저번 대선 경선 과정부터 지금까지 수년간 대통령 후보부터 여당이 끊임없이 되뇌어 왔던 것 아니냐. 범인이 아닐 테니까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현재 범인으로 지목되어 수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이 현직 대통령을 범인 취급 하는건 넌센스가 아닌가”라며 “이때 하는 적절한 말이 적반하장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영수회담 한지 며칠 되었다고 그러느냐”며 “국민들이 야당에 표를 몰아준 것은 협치해서 나라를 안정 시키라는 것인데 벌써부터 그렇게 몰아붙이면 국민들이 얼마나 불안 하겠느냐”고 썼다. 그는 “차근차근 하라”며 “아직 3년이란 세월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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