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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홍삼’ 안전하게 섭취 가능 과학적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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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 이미지

홍삼의 효능은 어디까지일까(?). 암환자가 수술 후 회복기에 홍삼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수술 후 발생하는 위장장애 증상과 배변습관이 개선되고 장내 유익균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일 고려인삼학회 등에 따르면 이날 대구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에서 열린 고려인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권인규<사진> 교수팀은 ‘소화기암환자가 암수술 후 홍삼을 섭취하면 위장기관 장애 및 배변습관을 개선해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점을 규명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권인규 교수님 프로필

의료계에 따르면 위암·췌장암 등의 소화기암 수술 환자들은 대부분 소화기관 조직 절제수술을 받기 때문에 수술 후 위장관 구조와 기능이 변한다. 가스배출 및 배변습관이 변하거나 위·대장 축소로 인한 장내 미생물의 변화, 근육량 감소, 빈혈 등의 후유증을 경험한다. 특히 가스배출이나 배변이 너무 빈번하고 냄새가 지독해 일상생활의 불편함과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교수팀은 소화기암환자의 암 수술 후 홍삼복용의 안전성 및 수술 후 증상완화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소화기암 환자 60명(위암 40명, 췌장암 2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홍삼섭취군과 대조군(위약섭취군)으로 나누고 수술 후 1개월이 되는 시점부터 수술 후 3개월이 되는 시점까지 2개월간 홍삼과 위약을 각각 매일 2g씩 섭취하도록 했다.

그 결과 배변습관 중 하루에 배출되는 가스 횟수는 대조군에서 11.8회, 홍삼섭취군에서는 6.7회로 대조군 보다 홍삼섭취군에서 43% 개선됐다. 삶의 질 설문에서는 대조군에서는 수술 후 전반적인 건강상태와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가 15% 가량 감소한 반면 홍삼섭취군에서는 만족도가 수술 전과 비슷하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장내 유익균으로 알려진 유산균(lactobacillus)와 아커만시아(Akkemansia) 비중이 대조군은 각각 12.3%, 0.63%인 반면 홍삼섭취군에서는 각각 23.9%, 1.47%로 두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권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홍삼이 소화기암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수술 후 위장기관 장애 증상 및 불편한 배변습관을 개선시킨 것은 물론 장내 유익균 수치까지 증가시킨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면서 “암환자 대상 연구 진행과정 중 이상반응이 없으면서도 증상은 효과적으로 개선함에 따라 홍삼이 암환자 뿐 아니라 다른 수술 환자의 경우에도 안전한 보조치료제로 섭취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춘계학술대회에서는 권재열 충남대의대 교수가 ‘홍삼, 알레르기 개선하고 장내 유익균 증가’ 연구결과를, 박상민 충남대 약학대학 교수가 ‘홍삼의 진세노사이드 Rc, 근감소 개선 기전’을 최초 규명한 연구결과를 각각 발표해 주목받았다.

식품으로 인한 알레르기는 지속적인 증가추세이지만 근본적인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홍삼은 기존 연구결과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 동물모델에서 항염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 있었다.

권재열 교수팀은 홍삼을 이용한 식품알레르기 개선 및 치료에 대한 효능을 검증하고 그 기전을 밝히기 위해 알레르기 유발 전 1주일은 매일, 알레르기 유발 후 8주 동안은 격일로 각각 홍삼추출물 (300mg/kg)과 식염수를 경구복용시킨 후 면역세포의 변화를 통한 면역기능 확인 및 장내 미생물군집(마이크로바이옴) 변화와의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홍삼추출물 섭취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장내 유익균으로 알려진 아커만시아(Akkemansia)의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식품알레르기가 유도된 대조군에서는 알레르기 반응을 유도하는 2형 수지상세포(cDC2) 빈도가 장림프절에서 4.5배 이상 증가됐지만 홍삼추출물 섭취군에서는 알레르기반응을 유도하는 2형 수지상세포(cDC2)의 빈도가 정상으로 회복된 반면 항알레르기 반응을 유도하는 1형 수지상세포군(cDC1)의 빈도가 10 배 이상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권재열 교수는 “홍삼을 섭취하면 장내 유익균의 비중을 증가시켜 장면역을 높이는 프로바이오틱스 효과를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알레르기를 억제하는 세포는 증가시키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세포는 정상수준으로 회복시켜 알레르기를 억제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면서 “향후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알레르기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민 교수팀은 진세노사이드Rc가 여러 조건에서 유발되는 근육세포의 근감소 개선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한 연구결과로 주목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7년 노년층의 근육 감소(근감소)를 노화 현상이 아닌 하나의 질병으로 분류, 근감소증이라는 명칭으로 질병코드를 부여한 바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21년 근감소증에 진단 코드를 부여하면서 정식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근감소증은 근육의 양·근력·근 기능이 모두 감소하는 질환으로, 부상이나 질병으로 인한 장기간 신체활동 부족·노화·산화스트레스·영양 부족·유전 및 특정 의학적 상태·약물 등으로 인해 유발된다. 근감소는 나이가 들면서 급격하게 진행되는데 60대부터 매년 3% 정도 저하돼 80대가 되면 30대의 절반 정도만 남는다.

의료계에 따르면 뼈와 관절을 잡아주는 근육이 감소하면 골격계가 받는 압박이 커져 관절 통증이 심해지고 안정성이 줄어들면서 낙상과 골절의 위험이 높아진다. 당뇨·혈압· 심혈관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하며 근육으로 구성된 소화기관 연하 장애까지 발생하는 등 2차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암환자 다수에서 발생하는 근감소질환인 암성 악액질은 환자 삶의 질을 낮추는 심각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암환자 사망원인의 20~40%를 차지할 정도로 생존률 감소와 크게 영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여태까지 근감소 억제를 위한 전문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홍삼은 미토콘드리아 생합성을 증가시키고 분화촉진 등을 통해 근 기능 향상에 기여한다고 밝혀진 바 있다. 특히 진세노사이드 Gg3, Rg1, Rb1, Rb2, Rh2, Rd 등은 근육강화에 긍정적 효과를 보이고, 특히 Rg3는 골격근에서 근세포 스스로 미토콘드리아 수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고 근섬유 형성을 증가시켜 종양괴사인사(TNF-α)로부터 유도되는 근 위축을 억제한다.

또 Rg1은 근세포의 생존력을 높여주고 근 위축을 유도하는 단백질인 MAFbx, MuRF1의 발현을 억제해 근 위축을 억제하며, Rb1과 Rh2는 근섬유의 성장을 돕고 근육 단백질 생성시 활성화되는 신호전달체계를 통해 근육세포를 분화 및 증식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박상민 교수팀은 한국한의학연구원 김노수, 김애영, 박무순, 차성원 박사, 부산대학교 이해승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홍삼의 진세노사이드Rc를 처리한 그룹이 산화스트레스에 의해 증가하는 유해 활성산소(ROS)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미토콘드리아 생합성과 관련된 주요인자인 PGC1-α를 활성하고 단백질 발현을 증가시키며, 근육세포 내 ATP(세포에 에너지 공급원) 합성이 증가되어 근감소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점도 규명했다.

박상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에 밝혀지지 않았던 홍삼의 진세노사이드Rc 성분이 근육세포내 활성산소를 억제하고 미토콘드리아 생합성과 관련된 주요인자를 활성화하고 단백질 발현을 증가시킴으로써 근육세포 내 단백질 합성이 증가돼 근감소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라며 “홍삼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근감소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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