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비계 삼겹살 사태에 이어 이번엔 대구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대구 모 돼지고기 비계 전문점 (feat.비계)’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이틀 만에 조회수 11만 회, 추천수 1800개, 댓글 250개를 넘기며 순식간에 화제가 됐다.
글쓴이는 “(고기를) 구워주는 시스템이며 첫 주문으로 목살 2인분, 삼겹살 1인분을 시켰는데 나름 그냥저냥 해서 먹었다. 근데 추가로 삼겹살 주문하니 이런 걸 준다”라며 문제의 고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삼겹살은 붉은 빛을 띠는 살코기의 양이 3분의 1도 안 될 정도로 극히 적고 나머지는 모두 흰색 비곗살로 이뤄져 있다. 측면으로 눕혀진 고기의 한 부분은 아예 고기가 아닌 비계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 정도면 손님 입장에서도 먹으라고 준 고기인지, 불판을 닦으라고 준 고기인지 헷갈릴 만하다. 글쓴이는 “직원한테 돌려 까서 삼겹살을 가리키며 ‘이거 잘라서 불판 닦으면 되느냐’라고 물으니 직원이 ‘맛있는 고기 빼줬다고 한다’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저 고기 쟁이다’라고 하니 절대 다른 걸로 바꿔주진 않고 없는 사장만 찾아다니더라. 흐름 끊겨서 계산해 주고 나왔다. 경기도 힘든데 양심 지키자”라고 마무리했다.
글이 화제가 되자 글쓴이는 추가 글을 통해 당시 상황을 더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하나 덧붙이자면 처음에 나온 고기는 나름 무난했을지언정 중요한 건 추가(고기)도 처음 나온 고기와 같거나 최대한 괜찮은 스펙으로 내야 하는데 대부분 추가 고기는 저런 하급 고기를 내주는 곳이 수두룩하다”라며 “팩트는 그 업장 직원 및 사장 사고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괘씸했다는 거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대처 또한 얼렁뚱땅. 손님은 고기에 대해 모를 테니 업장 측은 어떻게든 변명하고 넘기려는 게 태반인 게 너무 눈에 보인다. 요즘 고객 입맛이 상향평준화 돼 있어서 더 전문가다. 이 부분 항상 되새기면서 정직하게 장사하셨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저도 지금 정육점 하고 있다. 저건 하… 말이 안 나온다”, “짜장 만들 때 기름내는 거냐”, “마장동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지금은 그곳을 떠났지만 선후배와 친구들 중 마장동에서 정육점 하는 사람이 많은데 저걸 돈 받고 팔 생각을 하는 사람의 머릿속은 어떤지 궁금하다”, “90퍼센트가 비계다”, “덩어리 작업할 때 저건 잘라내는데”, “저런 건 우리 개도 안 먹겠다”, “와 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온 것보다 심한데 이건 진짜”, “제주 흑돼지 글에도 댓글 안 달았는데.. 이건 정말 아니다”, “지우개냐” 등 반응을 보였다.
앞서 제주 유명 음식점이 손님에게 비계 삼겹살을 팔았다는 논란이 커지자 오영훈 제주지사는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으며 고개를 숙였다. 연합뉴스는 지난 2일 제주도와 서귀포시가 비계 삼겹살 논란과 관련해 제주도 내 돼지고기 전문 식당 70여 곳과 축산물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오 지사는 이날 “위생 관련 부서에서는 음식점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이 있으므로 그런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없도록 내부적으로 홍보를 강화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라며 “우선 축산분야 지도·감독 강화의 필요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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