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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참패한 원인 중 하나는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탓입니다. 차기 당 대표는 내후년 지방선거까지 당을 이끌어가야 하는 만큼 전국적 인지도와 호감도를 모두 갖춘 인물이 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현행 당원투표 100%로 규정된 전당대회 룰을 바꿔야 합니다. 당권 도전 여부는 그때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6~7월로 예정된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아직 비상대책위원회도 꾸려지지 않은데다 전대 룰도 결정된 게 없어 지금은 고민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전대 룰이 바뀌면 그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당 대표 선출 방식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쳐진다면 당권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안 의원은 지난해 전당대회 직전 경선 룰이 기존 ‘당원투표 70%·일반국민여론조사 30%’에서 ‘당원투표 100%’로 바뀌면서 김기현 전 대표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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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은 “2년 뒤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이번 총선 패배를 교훈 삼아야 한다”며 차기 지도부는 전대 룰 개정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물로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일반국민여론조사 비중을 50%까지 늘려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안 의원은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비윤(비윤석열계) 후보 흔들기’ 논란을 겨냥한 듯 대통령실의 전대 개입 시도가 있어선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정부의 국정운영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의원은 9일 열리는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친윤’ 후보들의 2선 후퇴를 요구했다. 그는 “총선 패배 직후 친윤 인사들이 나오는 건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 특히 선거를 지휘했던 분들은 패배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당이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려면 수도권 출신의 3선 이상 중진이 원내대표를 맡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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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은 이날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장병의 보훈 관점에서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듯 많은 국민들이 찬성하고 있는 만큼 윤석열 대통령도 민의를 받들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의사 출신답게 출구를 찾지 못하는 의정 갈등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대로 가면 빠르면 올 여름부터 지방대형병원의 붕괴가 시작될 것”이라며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행히도 법원이 의대 증원 승인을 보류하면서 이달 중순까지 2주의 시간을 벌게 됐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한발씩 양보하면서 막판 대타협을 이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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