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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을 놓고 치열해 지고 있는 동(순천)·서(목포) 지역 간 경쟁이, 이제는 상급기관인 전남도와 동(순천)의 갈등이 펼쳐지고 있는 형국이다. ‘통합 국립의대’를 고수했던 전남도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단일 국립의대’로 급선회하면서 최선의 방법으로 ‘공모’를 택했지만, ‘전남도 행정’에 불신하는 순천 등 동부권 일대의 반발이 거세다.
하지만 이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전남도의 입장은 확고했다. 지난 1일 ‘2026학년도 전라남도 국립의과대학 신설 정원 200명 배정’ 공문을 대통령실과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에 제출하는 초강수 카드를 꺼냈다. 특히 정부가 지난 3월 민생토론회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전라남도 국립의과대학 신설 추진’을 발표하고, 전남도에서 지역 의견 수렴을 통해 대학을 추천해줄 것을 요청한 데 따라 공문을 제출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전남도는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도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공모를 통해 정부에 추천할 대학을 선정하는 용역을 진행하고,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기관에 용역 추진을 위탁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용역은 대학 설립 방식 결정과 대학 평가 기준 마련, 최종 평가 심사 등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약 4~5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9~10월께 추천 대학 선정 결과를 보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 속 전남도가 공문을 제출한 시점이 묘하다. 2일 전라남도 동부청사 앞에서 순천시 주민단체협의회, 순천청년회의소 등 15개 시민사회단체가 “전남도가 추진하는 공모 방식은 도의 월권행위이자, 도민의 신뢰를 저버린 행동이며,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 되지 않는 밀어붙이기식 행정”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성명서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들 단체들은 “전남도는 3월 대통령 민생토론회에서 대통령의 전남권 의대 관련 발언 이후 기초자치단체, 대학과 협의 없이 통합 의대에서 단일 의대 공모방식으로 급작스럽게 선회했다”며 “전남도가 전남권 의과대학 설립용역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특정지역을 편들어주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전남도의 의대 설립은 이미 특정지역에 설립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을 만큼 기울어진 운동장 이라며 절대 참여 불가(전남권 의대 신설을 위한 전남도 주도 공모)를 선언했다.
전남권 의대 신설을 놓고 이제는 ‘정부 주도냐, 전남도 주도냐’로 변질된 버린 지금, 전남도에 대한 불신이 겉잡을 수 없이 커져 버린 만큼 김영록 전남지사의 정치력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노관규 순천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민의 생명권은 도지사 체면이나 선거전략보다 우위여야 한다”며 “왕조시대에 살고 있는 후진 전남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전남도 공모 방식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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