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9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이날 대통령실 측은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등이 함께 배석했고, 더불어민주당 측은 진성준 정책위의장,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배석했다.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등은 영수 회담이 끝난 후 각각 KBS와 TV조선, 채널A 메인뉴스에 출연했다. 세 방송사 중 유일하게 채널A만 민주당 측 배석자인 박성준 수석대변인을 함께 섭외했다.
박장범 KBS 앵커가 ‘2시간 내내 계속 같이 있으셨다. 분위기는 좀 어땠나’라고 묻자, 정진석 비서실장은 “처음부터 진지했다. 저는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첫 만남. 저는 매우 좋은 출발이고 저는 의미 있는 또 성의 있는 그런 회담이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재명 대표가 미리 준비한 5400자 분량의 원고를 읽은 것과 관련 “사전 조율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우리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야당 대표의 말씀을 경청하겠다 좀 듣겠다는 기본 입장이셨기 때문에 15분이면 다소 긴 준비된 연설이었습니다만 조용히 경청하셨고, 또 비공개 회담으로 이어져서도 아주 진지하게 또 이재명 대표의 질문에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상세하게 성의 있게 답변하는 회담으로 2시간 15분가량 이어졌다”고 자평했다.
이재명 대표가 ‘가족 등 주변 인사의 의혹을 정리하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고 말한 부분을 두고는 정 비서실장은 “그 문제 역시 비공개 본회담에서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다. 아마 김건희 여사 특검법 관련된 언급인 것 같은데 본회담에서는 이재명 대표께서 그 얘기를 꺼내신 바가 없다”며 “본회담은 주로 의료 개혁과 연금 개혁 또 민생 문제에 대한 그런 토론으로 진지하게 이어졌다”고 말했다.
정 비서실장은 “특히 말미에 제가 다음번에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배석자 없이 두 분만 따로 만나시는 건 어떨까요 라고 한번 말씀을 던져봤는데 두 분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그리고 여야 지도자 간의 만남과 소통 협치를 위한 기회는 여러 차례 국민에게 선보여질 거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TV조선 ‘뉴스9’에 출연한 홍철호 정무수석도 이재명 대표의 원고와 관련해 “내용이 이 대표 입장에서는 좀 과한 표현까지 쓰시다 보니까 (대통령이) 뭐 웃으실 수는 없을 거라고 봤고요”라며 “대신 가족 관련이라든지 해병대원이라든지 이런 문제들은 본론으로 들어가서는 거론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오히려 앞에서 이 대표께서 의도적으로 한번 짚고 넘어가신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자주 더 소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정호 TV조선 앵커가 ‘정례화라는 말이 없었다’고 짚자, 홍철호 정무수석은 “정례화되지 않은 게 오히려 더 자주 만나실 수도 있다. 저는 그렇게 보고요. 대통령의 생각과 이재명 대표의 생각이 합치되는 지점은 분명히 있었다. 두 분이 자주 만나자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신 것 같으니까, 아마 앞으로 이번이 계기가 돼서 소통하고 신뢰를 만들고 그리고서 이제 어떤 방식으로든 국가 운영에 대해서 두 분이 긴밀하게 협조하시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비서실장과 홍 정무수석과 달리 이도운 홍보수석은 이 대표의 긴 발언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채널A ‘뉴스A’에 출연한 이도운 홍보수석은 “예상했죠. 이 대표가 말씀하셨죠. 700일 만에 만났으니까 얼마나 할 말이 많았겠습니까? 그래서 저희는 다 들어주기로 한 거다. 원래 대통령께서 이번 회동은 경청의 시간이라고 했기 때문에 제1야당 대표가 하는 얘기를 충분히 들어주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홍보수석도 앞으로 더 자주 소통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 수석은 “종종 만나기로 했으니까 다만 이제 두 분이 또 만날 수도 있고 현재로서는 이제 여당의 원내대표가 대행하고 계신 하고 있습니다만 대표가 없는 상황이니까 여당의 대표가 새로 선출된다면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세 분이 만날 수도 있고 또 다른 형태로도 만날 수 있겠죠”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홍보수석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이 곧 진행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동정민 채널A 앵커가 ‘취임 2주년이다.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느냐’라고 묻자, 이 홍보수석은 “소통은 이미 많이 달라졌죠. 이제는 현안이 있을 때마다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룸에 가서 질문 답변도 받고 있기 때문에 다시 기자회견을 새로 하느냐는 뉴스가 안 될 정도로 소통을 많이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동정민 앵커가 “(기자회견) 합니까? 아직 결정이 안 됐습니까?”라고 다시 물었고, 이 수석은 “(기자회견) 한다고 봐도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채널A ‘뉴스A’는 이 수석에 이어 이날 민주당 측 배석자인 박성준 수석대변인도 인터뷰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앞서 이 수석이 이 대표의 긴 발언을 예상했다고 말한 부분을 짚으면서 “제 느낌에 예상했다고 하지만 예상 못했던 것 같더라. 왜냐면 이재명 당 대표께서 뭐라고 할까 쪽지를 꺼내서 읽어야겠다고 했을 때 예상하지 못했다는 걸 제 눈으로 봤을 때 읽혔다”고 말했다.
동 앵커가 “오늘 협치의 물꼬는 좀 튼 거냐”고 묻자, 박 수석대변인은 “대표께서도 소통의 창구는 열었다는 데 의의가 있고 소통을 위해서는 앞으로 계속 이어갈 수 있다고 하는 데에서는 같이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리고 정진석 비서실장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만나는 게 어떻겠냐고 이야기했다”며 “어떤 형태인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것도 이재명 대표의 생각이기 때문에 앞으로 지켜봐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수석대변인은 “오늘 좀 아쉬운 건 뭐냐면 이런 만남의 자리가 단순히 만남의 자리가 아니라 우리가 이야기하는 실행의 자리, 답을 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다음에 만난다면 구체적인 현안을 갖고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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