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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도움 안 됐다” 국민연금 프레임 싸움에 지친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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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회원들이 4월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상향과 국가책임 강화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회원들이 4월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상향과 국가책임 강화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시민들이 참여한 국민연금 개혁 공론화 논의 결과는 ‘더 내고 더 받자’는 소득대체율 상승안이었다. 상대적으로 언론에서 소홀히 다뤘던 ‘소득보장’ 주장에 토론을 거친 시민들이 손을 들어준 것이다. 실제 공론화 조사결과 보고서를 보면 숙의 과정에서 언론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비율이 가장 높아 현실과 언론의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지난 22일 연금개혁 공론화에 참여한 시민대표단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최종 설문조사에 참여한 492명의 시민대표단 중 56%는 ‘소득보장안’(소득대체율 50%·보험료율 13%)을 선호했고 42.6%는 ‘재정안정안’(소득대체율 40%·보험료율 12%)을 선호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2.5%(2028년까지 40%)로 운영되고 있다.

시민들은 학습과 토론을 거치며 ‘소득보장’에 대한 선호도를 높여 가는 모습을 보였다. 1차 조사에선 36.9%만이 소득보장안에 찬성했지만 2차 조사에선 50.8%, 3차 조사에선 56%였다. 반면 재정안정안은 44.8%, 38.8%, 42.6%로 시간이 갈수록 선호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언론은 지난해 ‘2055년 기금고갈’이라는 재정추계 결과 이후 ‘재정안정’ 목소리에 집중했다. 노후빈곤, 사회보장 등 국민연금 역할에 대한 논의 없이 수익률 등 기금의 안정 여부만 주요하게 다뤄 ‘소득보장’을 주장하는 쪽에서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시민단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지난해 ‘재정안정’ 입장만을 다룬 중앙일보 보도를 놓고 “재벌보험사의 관계를 의심하는 눈초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성명까지 냈다.

[관련 기사 : ‘2055년 연금고갈’ ‘월급 35% 날라간다’ 연금 불신 조장 보도의 이면]

[관련 기사 : 쏟아지는 ‘연금 공포 마케팅’ 보도에 “재벌보험사 관계 의심”]

▲ '숙의별 과정 도움 정도' 그래프. 2024 연금개혁 공론화 조사 결과 보고 갈무리.(클릭하면 확대된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숙의별 과정 도움 정도’ 그래프. 2024 연금개혁 공론화 조사 결과 보고 갈무리.(클릭하면 확대된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2024 연금개혁 공론화 조사 결과보고’에 따르면 시민대표단의 숙의 과정별 도움정도에서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이 가장 적었던 곳은 ‘언론보도’였다.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이 55%에 불과해 ‘지인과 대화 및 의견교환’(73.1%)보다 언론보도에 대한 선호도가 낮았다. 특히 언론보도가 ‘도움 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27.1%에 달해 ‘전문가 발표’(2.8%)보다 10배 가량 많았다.

이번 공론화 결과로 그간의 연금개혁 논의의 불공정이 증명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소득대체율 인상안을 주장하다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위원직을 사퇴했던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저는 지금까지 언론이 ‘기금소진 가스라이팅’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언론이 국민들에 거짓말한 것으로 본다. 여기 와서 설명을 듣고 기금이 고갈돼도 연금을 못 받는 게 아니라는 것을 처음 안 시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남찬섭 교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언론이 편향돼 있다. ‘소득보장 강화’에 대한 이야기는 진보언론 몇 군데를 제외하면 아예 찾을 수 없다. 특히 소위 메이저 언론에서 그런 경향이 심하다”며 “양쪽 정보가 다 주어진 상황에서 나온 상식적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보고서 비판하고 탈퇴한 ‘이들’을 지운 언론]

▲ 23일자 한국경제 사설.
▲ 23일자 한국경제 사설.

‘재정안정’을 강조하던 신문들은 설문조사 결과에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한국경제는 시민대표단 응답 결과를 ‘인기투표’라고 규정할 정도다.

지난 23일자 사설 <국민연금 개혁 '인기 투표'로 정할 일 아니다>에서 한국경제는 “연금개혁이 이런 식으로 되면 개혁이 아니라 개악에 가깝다”며 “이런 설문 결과는 처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연금개혁을 하려면 내는 돈을 늘리고 받는 돈을 줄이거나 적어도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데, 고통 분담을 좋아할 국민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했다.

매일경제도 23일자 사설 <‘연금 개악’ 선택한 시민대표단, 미래세대 부담 어쩔텐가>에서 “연금 고갈 후 미래세대 보험료율은 30% 이상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며 “이대로 추진해서는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 제고라는 개혁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고작 이런 결과를 얻으려고 세금을 투입해 정부와 국회가 자문기구를 가동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언론이 연금개혁 합의 대신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건 아닐까. 김희원 한국일보 뉴스스탠다드실장은 “‘더 내고 더 받는 연금? 차라리 안 내고 안 받고 싶어… 뿔난 MZ’와 같은 제목의 기사들이 보인다”며 “정치인들은 (시민대표단 선택을) ‘포퓰리즘의 극치’이자 ‘연금 이기주의’라고 한다. 정말 문제는 세대 갈등을 부추기는 언론과 정치인이 아닐까”라고 했다.

김희원 실장은 “20대 시민대표단도 더 내고 똑같이 받는 2안(45%)보다 더 내고 더 받은 1안(53%)에 찬성률이 높았다는 게 뒤늦게 밝혀지고서야 언론보도 톤이 좀 바뀌었다”며 “저널리즘 원칙을 깔아뭉개는 편파 왜곡 보도다. 팩트를 무시하거나 자의적으로 취사선택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흔한 정파적 언론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실장은 “언론이 해야 할 일은 1안을 선택한 이들을 이기적이라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어떤 이유로 1안이 선턱됐는지 묻고 이해하는 것”이라며 “재정고갈 문제에 대해선 정부가 다른 해법을 좀 내놓으라는 주장도 있다. 이런 요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이런 걸 언론이 파헤치고 연금개혁 합의에 도움이 되는 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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