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김 모(66) 씨가 범행 후 유치장에서 이 대표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분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살인미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씨가 범행 다음 날 유치장에서 쓴 이 같은 내용의 쪽지를 공개했다.
김 씨가 지난 1월 3일 작성한 쪽지에는 ‘죄명이 살인이 아닌 살인미수인가? 분명히 이 대표를 처단했는데 어떻게 살아 있다는 것인지 분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이 대표를 살해하려 했는데 실패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분하다고 생각했다는 뜻인가”라고 묻자 김 씨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총선 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이 맞느냐”는 검찰 질문에 “이미 지난해 야권이 총선에서 과반을 할 것이라 짐작했다”며 “만약 이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해 과반을 차지하면 대선까지 레드카펫이 깔릴 것인데 공천권 행사를 저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9월 27일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날 밤잠을 못 잘 정도로 울분과 분노를 느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당시 판사가 이 대표의 범죄사실이 소명됐다고 인정하면서도 ‘야당 대표로서 역할과 책임이 막중해 구속이 지나친 점이 있다’고 해 법 앞에 평등하지 않은 재판이라 생각했다”며 “밤잠을 못 자며 일말의 희망을 갖고 기다렸는데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범행 준비 전 가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아내와 이혼하고, 인터넷에서 대리 구매한 흉기를 3~4개월간 숫돌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갈아 개조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씨에 대한 결심 공판은 다음 달 21일 열린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1월 2일 오전 10시 27분쯤 가덕도 신공항 부지가 보이는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 시찰을 마치고 차량으로 걸어가던 이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결과 김 씨는 범행 이전에도 총 4차례에 걸쳐 이 대표의 일정을 따라다니며 범행 기회를 엿보고, 사전 연습을 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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