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번 영수회담에 대한 TV조선 앵커와 MBC 기자의 총평이 비슷하면서도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TV조선 앵커는 이 대표가 윤 대통령 앞에서 각종 국정의 문제점을 쏟아낸 것을 두고 ‘격문’ ‘기자회견’ 읽듯했다고 한 반면, 윤 대통령에게는 이것이 패배한 수장의 숙명이라고 묘사했다. MBC 기자는 이번 영수회담의 ‘의제 무제한’이라는 ‘룰’을 역이용한 건 이재명 대표라고 해석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29일 저녁 메인뉴스 ‘뉴스9’ 톱뉴스 <135분 회동…합의문 없었지만 협치 첫 발> 앵커멘트에서 “긴긴 시간 끝에 만났다”고 표현하면서도 이 대표가 윤 대통령 앞에서 15분간 모두발언한 것을 두고 “한참을 야당 대표가 대통령 앞에서 기자회견하듯 격문을 읽듯 거의 모든 현안을 지적하고 제안하고 요구했다”고 묘사했다.
윤 앵커는 윤 대통령을 두고 “총선에서 패배한 여권의 수장으로서 어쩌면 받아들여야할 숙명일지는 모르겠지만, 엄혹한 현실에 대한 자각과 인정이 새로운 출발의 계기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합의문도 없었고, 양측의 해석이 엇갈린 점을 두고 윤 앵커는 “첫 발에 큰 성과를 얻기가 쉽지 않았겠죠”라며 “이게 시작이라 생각하고 차근차근 민생을 위한 협치의 길을 걸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신준명 MBC 기자는 같은 날 MBC ‘뉴스데스크’의 영수회담 이슈와 관련해 스튜디오에 출연해 “사실 시작부터 한계가 뚜렷한 회담이었다”며 “평가를 내리기에 그 내용물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온다”고 밝혀 박한 총평을 했다. 그럼에도 성장경 앵커가 ‘정치적인 의미로 봤을 때는 어느 한 쪽이 좀 더 많이 가져갔다, 얻었다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지 않느냐’는 질의에 신 기자는 “현재로선 누가 승자다 말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굳이 따지자면 이번 영수회담을 잘 이용한 쪽은 이재명 대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며 “‘의제 무제한’이라는 대통령실의 룰을 역으로 이용했다”고 해석했다.
김건희 여사 문제 등 그동안 주장해 온 요구사항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해 지지층의 효용감을 높였다는 점도 언급했다. 신 기자는 다만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총선 민심을 급하게 달래려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고, 이재명 대표 역시 민생회복지원금 25만 원 등 정책에 정부의 협조를 전혀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점도 한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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