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720, 10, 135.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행정부 수반인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간 회담)서 언급된 4가지 숫자다. 순서대로 살펴보자.
1. 20분
국회에서 대통령실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이다. 이 대표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2층 집무실에서 만난 윤석열 대통령에 “여기까지 20분 정도 걸렸다”고 운을 뗐다. 앞서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한 지 10일 만의 일이다.
2. 720일
오는 데 20분 걸렸다던 이 대표는 이어 “실제로 여기까지 오는 데 한 700일 걸렸다”며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지난 2022년 5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이 대표와의 영수회담이 성사되기까지는 실제로 720일이 걸렸다.
3. 10장
이재명 대표는 취재진에 공개된 회담의 첫머리(모두발언)에서 “제가 대통령님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상의 주머니에서 A4 용지 10장을 꺼내 읽었다. 해당 원고에서 언급된 내용으로는 ▲의대 정원 확대 동의 ▲긴급민생회복조치 검토 촉구 ▲연금 개혁 협조 당부 ▲해병대 채 상병 특검 ▲이태원 참사 관련 특검 등이다.
이 대표는 회담 전부터 관심이 모였던 김선희 여사 관련된 특검에 대해선 직접 언급하는 대신,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에둘러 전했다. 이후 회담은 언론에 비공개로 진해됐다.
4. 135분
첫 영수회담은 당초 예정됐던 1시간에서 2배 정도 초과한 2시간 15분 만에 끝났다. 이날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담이 길어진 이유에 대해 “이 대표가 15분 정도 모두발언을 했고, 그 이후엔 이 대표가 화두를 꺼내면 윤 대통령이 답변을 했는데 답변이 상당히 길었다”며 “모두발언 이후에는 윤 대통령께서 상당히 많은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에게 영수회담에 대한 소회 말씀을 듣고 싶어 어땠냐고 했더니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에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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