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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제가 오늘 드리는 말씀이 거북하실 수 있을텐데, 그게 야당과 국민들이 가지는 이 정부 2년에 대한 평가의 일면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고맙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외교·경제 정책,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등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첫 양자 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집무실에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입장하자 “선거운동 하느라 고생 많으셨을텐데 다들 건강을 회복하셨냐”고 인사하며 악수를 청했다. 악수를 나눈 윤 대통령은 회담이 진행될 논의 테이블로 자리를 안내했다.
자리에 착석한 윤 대통령은 “초청해 응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용산에 오셔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게 돼 반갑고 기쁘다”고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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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안쪽 주머니에서 A4 용지를 꺼내 준비해온 발언을 읽어 내려갔다. 이 대표는 우선 “귀한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 만남이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드리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이 대표는 “오늘 제가 드리는 말씀은 저의 입을 빌린 국민들의 뜻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고맙겠다”며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은 잘못된 국정을 바로 잡으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쓴소리를 본격적으로 꺼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채상병 특검,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나 특검법 등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대해 유감 표명과 함께 향후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해주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며 정중하게 요청드린다”며 “159명 국민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던 이태원 참사, 채 해병 순직 사건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특검법 수용도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번 기회에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의료 개혁과 관련해선 “의대 정원 확대와 같은 의료 개혁은 반드시 해야 할 주요 과제이기 때문에 우리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며 “민주당이 제안했던 국회 공론화특위에서 여야와 의료계가 함께 논의한다면 좋은 해법이 마련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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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 등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긴급민생회복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민간 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게 원칙”이라며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민생회복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을 하면 소득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해주시면 좋겠다”고도 직격했다. 이 대표는 “지난 2년은 정치는 실종되고 지배와 통치만 있었다는 그런 평가가 많다”며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과도한 거부권 행사, 입법권을 침해하는 시행령, 인사 청문회 무력화 같은 이런 조치는 민주 공화국의 양대 기둥이라고 하는 삼권분립,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일일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계속해서 “행정 권력으로 국회와 야당 혹여라도 굴복시키려 하시면 성공적인 국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총선 민의를 존중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중간 중간 고개를 끄덕였다. 이 대표의 발언을 모두 듣고 난 뒤에는 “이 대표님과 민주당에서 강조해 오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실 것으로 저희가 예상하고 있었다”며 “자세한 말씀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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