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의 어머니’가 고 채수근 상병 사건에 입을 열었다.
28일 노컷뉴스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어머니 김봉순 씨 인터뷰를 보도했다.
박 대령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하다가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박 대령의 어머니 김 씨는 포항 우창동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역임했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를 위해 전국 지원 유세를 했다. 지금도 국민의힘 당원”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원칙대로 수사한 박 대령 같은 군인을 재판장에 세우면 이 땅에 정의가 설 자리가 있겠냐”며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이 박 대령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고, 자신의 잘못을 바로 잡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저는 제 자식 일이라고 해서 주관적으로 이번 일을 바라보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제가 포항에 사는데 경북 쪽이 (보수 진영의) 골수 분자들이잖아요. 저는 2022년 대선 앞두고 윤 대통령이 구미 거쳐서 포항에 선거 운동 온다고 해서 바로 (연설하는 곳) 그 앞에 앉아 있었어요. (윤 대통령이) 뭔가 화끈해 보이고, 일을 잘할 거라는 믿음이 가더라고요.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경제인 여성위원장’이라는 임명장을 보내셨더라고요. 그래서 전국을 돌며 선거 운동을 하러 다녔어요. 그렇게 기대를 했는데 제가 막상 이런 일을 당하고 보니까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아직도 국민의힘 당원이에요. 대통령도 사람이기에 누구라도 잘못할 수도 있잖아요. 어떤 경로로 해서 그러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잘못을 했더라도 지금이라도 털어놓고 ‘이렇게 해서 내 생각이 잘못했다’ 국민들한테 사과만 하면 국민들의 분노도 사그라들 수 있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재판을 받고 있는 현재 아들의 상태도 전했다.
김 씨는 “(아들이) 꽃이 피는 계절이 왔는지도 모른대요. 언제 꽃이 피고, 낙엽 지는 지도 모른대요. 박 대령의 심리 치료를 받을 때 나온 말, 그 얘기를 듣고 제가 가슴을 쳤어요. 제가 박 대령 집에 가보면, 새벽 4시만 되면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가요. 왜 이리 일찍 출근하냐고 물으면, 그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엄마로서 호소를 드립니다. 박 대령에 대한 재판을 계속 끌고 나가서 이렇게 하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는 거죠. 박 대령에 대해선 ‘공소 취소’를 결단해주시고, 이런 게 빨리 정리가 됐으면 합니다”라고 호소했다.
고 채 상병 측 유족과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은 게 있냐는 질문에 김 씨는 “최근에는 연락한 게 없고, 몇 달 전에 문자가 온 게 있어요. 채 상병 아버지가 저한테 ‘어머니 저는 꿈이 있습니다’ 하더라구요. 그게 뭐냐면 ‘잠에서 깨어났을 때, 눈을 안 뜨는 게 꿈’이라고요”라고 했다.
김 씨는 “100일 기도를 하면서 그래도 윤 대통령이 망가지길 원하진 않았어요. ‘바른 길로 가서 마음을 돌리게 해달라’는 거죠. 국민들이 볼 때 아마 윤 대통령이 늦게나마 모든 걸 바로 잡으면 용서할 수도 있어요. (대선 당시) 그 자리에 올라가길 원하고, 돕고 있었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이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한다면, 빨리 이 공소 취소 결정을 해주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김계환 사령관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사령관님, 손바닥으로 하늘을 못 가립니다. 이렇게 하시고 그 다음에 뒷감당을 어떻게 하시렵니까. 해병대를 생각해주세요. 박 대령은 한 번도 사령관님을 원망하는 얘기를 안 합니다. 박 대령 같은 정의로운 사람을 나라에서 잘 키우면 되잖아요. 왜 이리 짓밟습니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많은 국민들이 정말 바르게 서는 걸 원하잖아요. 정의로운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