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지난 2년, 한반도 상황 악화
편향된 이념 외교로 어려움”
민주 “판문점 선언 의미 되새겨
북한과의 강대강 대치 멈춰야”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각종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며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북한이 판문점 선언 6주년을 맞은 27일, 관련 보도를 삼가며 ‘침묵’했다.
‘민족적 특수관계’에 기초해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키로 한 판문점 선언은 북한의 각종 위반 행위로 실효성을 잃고 사문화된 상태다.
다만 해당 선언을 추동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합의 정신을 강조하며 명맥 잇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7일 서면브리핑에서 “오늘은 판문점 선언 6주년”이라면서도 “남북의 평화를 향한 발걸음은 현재 멈춰 서 있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는 지금이라도 판문점 선언의 의미를 되새겨 북한과의 강대강 대치를 멈춰야 한다”며 “강대강 대치와 계속되는 군사적 도발에 억눌린 남북의 현재를 평화라고 말할 수는 없다. 전쟁 위협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대화 복원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물론 미국 역시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며 북한에 대한 외교적 관여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이라는 ‘조건 있는 대화’를 요구하며 한미를 외면하고 있다. 윤 정부와 같은 입장을 피력했던 문 정부 시절에도 북한은 대화를 외면했다.
최 대변인은 “북한 당국에도 강력히 촉구한다”며 “우리 국민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군사 도발을 전면 중단하고, 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오시라. 민주당은 판문점 선언 정신을 계승해 전쟁 위기가 없는 한반도를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날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개최된 판문점 선언 6주년 기념식 및 토론회 기념사에서 “지난 2년 사이, 한반도 상황은 극도로 악화됐다”며 “대화 복원과 평화를 위한 진지한 노력은 사라진 반면, (남북이) 서로를 자극하고 적대하며 갈등만 키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급기야 한반도 평화의 안전핀인 9·19 군사합의까지 파기됐다”며 “편향된 이념 외교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했다.
윤 정부가 대북정책에 있어 ‘진지한 노력’을 하지 않고, ‘편향된 이념외교’만 펼쳐 정세가 더 나빠졌다는 주장을 편 셈이다.
실제로 문 전 대통령은 “이대로 가다간 언제, 어느 순간 군사적 충돌과 전쟁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로 엄중한 위기 상황”이라며 “상대를 비난하기보다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진심을 다해 노력할 때 평화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일수록 판문점 선언의 의미를 되새기고 다시 평화의 길로 돌아가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문 전 대통령은 북한을 향한 메시지도 내놨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새롭게 규정하고, 통일과 민족 개념마저 부정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동 번영에 역행하는 길로 더 이상 나아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년 전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남북관계의 발전과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은 남북이 지속적으로 함께 추구해야 할 역사적 사명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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