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를 ‘허위 인터뷰’로 지칭한 연합뉴스·KBS 보도에 반론보도 결정이 내려졌다. 해당 기사들은 김만배 녹취록 보도와 무관한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를 녹취록 보도 기자로 잘못 써 표현도 수정한 상태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연합뉴스는 지난달 12일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가 출연한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2023년 10월31일)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법정제재를 의결하자 <‘김만배 허위 인터뷰’ 보도 기자 출연 MBC라디오 법정제재> 기사를 냈다. 같은 날 KBS가 낸 기사의 제목도 <방심위, ‘김만배 허위 인터뷰’ 보도 기자 출연 MBC라디오 법정 제재>이다.
이에 뉴스타파는 지난달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에 조정을 신청하며 “봉지욱 기자는 김만배 녹취록 보도 당시 뉴스타파에 근무하지도 않았다”며 “녹취록을 보도한 기자는 한상진 기자다. 조정 대상 기사는 명백한 허위”라고 밝혔다. 이어 “조정 대상 기사는 아무 근거 없이 김만배 녹취록 보도를 허위로 단정했다”며 “법원에서 해당 기사를 허위라고 판결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언중위는 지난 16일 연합뉴스에 대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서 “뉴스타파 측은 ‘기존 보도는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라고 보도하였으나, 현 시점에서는 허위 여부에 대해서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혀왔다”는 반론보도문을 조정 대상 기사 본문 하단에 게재하라고 주문했다. KBS는 지난 23일 같은 내용의 반론보도문을 게재하는 것으로 뉴스타파와 조정 합의했다. 연합뉴스와 KBS는 오는 30일까지 언중위 주문·조정 사항을 이행해야 한다.
해당 기사들은 지난달 28~29일 뉴스타파의 조정 신청 후 “‘김만배 허위 인터뷰’ 보도 기자”라고 썼던 제목을 “‘부산저축은행 봐주기 수사(의혹)’ 보도 기자”로 바꿨다. 하지만 뉴시스·SBS·한국경제 등은 아직 봉지욱 기자를 ‘김만배 허위 인터뷰 보도 기자’로 지칭하고 있다.
이는 회의 당시 방심위원의 발언을 잘못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2일 방심위 회의에서 이정옥 위원(윤석열 대통령 추천)은 ‘뉴스하이킥’을 심의하면서 “제가 (방송을) 다 들어봤다. 김만배 인터뷰는 언급되지 않긴 하지만 뉴스타파의 봉지욱 기자가 그 인터뷰를 냈고 그것을 다른 많은 언론들이 인용했다”며 “그것으로 인해 지금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그 배경이나 자신의 입장을 설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봉지욱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검찰과 방심위에 대한 대다수 받아쓰기 행태에 경종을 울리고자 언중위에 제소한 것”이라며 “특히 공적 재원이 투입되는 언론사가 받아쓰기 행태를 이끈 것이다. 한국 언론의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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