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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체조 국가대표팀 주치의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들이 연방수사국(FBI)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미국 정부가 총 1억달러가 넘는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23일(현지시간) 미 범무부는 체조 대표팀 주치의로 일한 래리 나사르(60)의 성폭력 피해자들이 FBI를 상대로 제기한 139건의 소송을 종결하기 위해 총 1억3870만 달러(약 1909억 원)를 피해자들에게 지급하는 조건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나사르의 혐의가 처음부터 심각하게 받아들여졌어야 한다”면서 “이번 합의가 나사르가 가한 피해를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범죄 피해자들이 지속적인 치유를 위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여자 체조계의 에이스인 시몬 바일스와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맥카일라 마로니 등 성폭력 피해자들은 FBI가 나사르의 범죄를 인지한 후에도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가 계속 됐다며 지난 2022년 소송을 제기해 각각 5000만 달러(약 628억 원)의 배상을 요구했다. 나머지 참여자들도 약 1000만 달러(약 125억원)의 배상금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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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부터 대표팀 주치의로 일한 나사르는 훈련이나 재활 치료 등을 빌미로 30년이 넘도록 여성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FBI가 나사르의 범죄 사실을 인지하고 첫 조사에 나선 것은 2017년 7월이었다. 하지만 수사가 미뤄지면서 실제 기소는 2016년 11월에야 이뤄졌다. 이 가운데 수사 초기인 2015년 피해자 마로니의 진술을 청취한 FBI 요원은 나사르가 기소된 이후인 2017년까지도 진술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9월 열린 미 연방 상원 청문회에서 마로니는 성범죄 피해 사실을 FBI 요원에게 진술하는 것 자체가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FBI가 자신의 진술을 무시한 것이 더 고통스러웠다고 증언한 바 있다.
당시 청문회에 참석했던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우리는 처음부터 이 괴물을 막을 기회가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피해자들을 실망시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미국체조협회와 미국 올림픽위원회도 나사르의 범죄를 방임한 책임에 대해 피해자 500여 명에게 소송을 당한 뒤 2021년 12월 총 3억8000만 달러(약 5228억 원)의 합의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소송을 종결했다.
나사르는 2018년 연방법과 미시간주법 위반으로 각각 60년형과 최대 17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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