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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美 사용자만 1.7억명…틱톡, 1년 안에 정말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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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 상원에서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 강제 매각 법안이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에 대한 953억 달러(약 130조5896억 원) 규모의 지원 법안과 함께 23일(현지 시각) 통과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튿날인 24일 해당 법안에 신속하게 서명할 것을 예고한 가운데 틱톡이 매각될지, 매각이 불발돼 미국에서 틱톡 사용이 금지될지 틱톡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상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지난 20일 하원을 통과한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에 대한 953억 달러(약 130조5896억 원) 규모의 지원 법안 패키지를 찬성 79표, 반대 18표로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 패키지에는 틱톡 강제 매각 법안도 포함돼 있다.

미국 국기와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 / 로이터
미국 국기와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 / 로이터

‘21세기 힘을 통한 평화’라는 이름이 붙은 틱톡 강제 매각 법안은 바이트댄스가 270일(90일 연장 가능)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서비스가 금지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매각 가능 기간이 90일 연장되면, 최대 1년 안에 미국 사업권을 매각해야 한다.

이 법안은 틱톡 모회사가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라는 점에 기반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2023년 2월부터, 연방 정부가 운영하는 정부 기기에서 틱톡 앱을 삭제할 것을 명령했다. 미국 의회 역시 중국이 미국 내 1억7000만 명에 달하는 틱톡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틱톡을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과 같은 민감한 국제 정세와 관련해 중국에 유리한 정보를 퍼뜨릴 수 있는 통로로 사용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결국 하원에서 지난해 3월, 틱톡 강제 매각 법안이 등장했고 이날 결국 의회의 문턱을 넘었다.

물론 틱톡은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틱톡 앱을 차단하려 했을 때부터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 정부와 공유한 적이 없다고 줄곧 주장했다. 하지만 틱톡의 항변은 먹히지 않았고, 미국 의회가 정한 기한 내에 매각이 불발되면 틱톡이 미국에서 앱을 배포하는 것은 물론 유지·관리·업데이트하는 것이 불법이 되는 법안이 발효를 앞두고 있다.

◇ 틱톡, ‘표현의 자유’ 이유로 소송 제기 예고

틱톡 강제 매각 법안이 미국 하원은 물론 상원의 문턱을 넘었지만, 법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선 틱톡이 이번 법안과 관련해 수정헌법 1조를 근거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본다.

뉴욕타임스(NYT)는 법률 전문가의 견해를 토대로 “틱톡은 새로운 소유자가 틱톡의 콘텐츠 정책을 변경하고, 사용자가 지금까지 틱톡에서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었던 내용을 금지할 수 있다며 강제 매각이 사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앞서 틱톡의 공공정책 담당 부사장인 마이클 버크맨은 지난주 한 인터뷰에서 “다행히도 미국에는 헌법이 있으며, 수정헌법 1조는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틱톡 사용자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틱톡은 수정헌법 1조를 근거로, 미국 정부를 상대해 이긴 전례가 있다. 지난 2020년, 트럼프 정부가 틱톡의 매각 또는 사용 중지에 관한 행정명령을 내리자 연방 판사는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반대 의견을 냈다. 몬태나주에서도 지난해 틱톡 앱을 금지하려고 시도했으나, 또 다른 연방 판사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반대해 무산됐다.

◇ “정작 인수자 구하기 힘들 수도”

미국 스타트업 평가기관 CB 인사이츠에 따르면 바이트댄스의 시장가치는 2250억 달러(약 308조4750억 원) 상당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타트업 중 하나다. 이에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하고 싶어도, 구매력을 갖춘 상대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메타, 구글과 같은 거대 기술 기업은 자금력은 있지만, 독점 금지 문제로 인해 틱톡을 매각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20년 트럼프 행정부가 틱톡 강제 매각을 추진했을 당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이 바이트댄스와 협상을 했지만,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한 전례도 있다.

추 쇼우즈 틱톡 CEO. / AFP 연합뉴스
추 쇼우즈 틱톡 CEO. / AFP 연합뉴스

물론 사모펀드 등이 그룹을 만들어 틱톡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스티브 므누신 전 재무장관은 지난 3월 CNBC에 출연해 “틱톡 강제매각법은 통과돼야 하며, 틱톡이 매각돼야 한다”며 “나는 틱톡 인수를 위해 투자자 그룹을 구성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틱톡이 인수 대상자를 찾더라도 바이트댄스에서 틱톡을 분리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틱톡은 사용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하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추천 알고리즘에 바이트댄스 소프트웨어를 쓴다. 이에 틱톡의 미국 사업부만 분리해 매각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 중국 정부 나설라, 2020년에도 수출 제한 조치 취해

중국 정부가 나설수도 있다. 약 1년 전, 중국 상무부는 바이트댄스가 틱톡 앱을 매각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는 수출 규정을 이유로 틱톡의 미국 사업부 매각을 저지할 수 있다. 중국 수출 규정은 틱톡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에 적용된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바이트댄스가 틱톡 앱의 가장 중요한 기능을 판매하려고 할 때 발언권을 가질 수 있다. 일례로 트럼프 행정부가 틱톡 매각을 강요했을 때도, 중국 정부는 바이트댄스의 알고리즘을 외부인에게 판매하거나 라이선스를 부여하기 전에 규제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수출 제한 조치를 취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대한 보복에 나설 수도 있다. 이미 애플은 지난 19일,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중국 현지 앱스토어에서 메타, 왓츠앱 등 미국 주요 소셜미디어(SNS) 앱을 제거했다. 애플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해당 앱 삭제를 요청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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