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방송소위)가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을 다룬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법정제재 ‘주의’를 의결했다. 탈북작가 장진성씨의 성폭력 의혹을 보도한 MBC ‘스트레이트’와 MBC ‘뉴스데스크’엔 모두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가 의결됐다.
방심위는 23일 방송소위를 열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1월16일), MBC ‘스트레이트’(1월24일, 2월28일), MBC ‘뉴스데스크’(1월29일)에 각각 법정제재 ‘경고’, ‘관계자 징계’,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방송소위 의결은 차후 전체회의를 거쳐 확정된다.
‘김종배의 시선집중’은 지난 1월16일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가 출연해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 모녀가 23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는 내용을 다뤘다. 민원인은 해당 방송이 법원이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음에도 언급하지 않았고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을 보도한 뉴스타파 기자의 일방적 주장만 다뤄 방송이 공정성·객관성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의견진술자로 나온 박정욱 MBC 라디오국 제작파트장은 “김건희 여사 모녀가 주가조작을 했다는 판단을 방송에서 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 모녀가 관련해 23억 원 수익을 봤다는 이야기”라며 “그건 부정할 수 없는 팩트다. (민원인이 언급한) 재판은 권오수 회장 일당에 대한 것이라 김건희 여사 모녀 23억 원에 대해서 법원은 전혀 판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심의위원들은 김건희 여사 모녀에 대한 내용이 보도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정옥 위원(윤석열 대통령 추천)은 “수 조원을 벌었든 액수는 자본주의에서 중요한 게 아니다. 주가조작 관여 여부가 핵심”이라며 “개인적으로 주가조작과 관련이 없으면 보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뉴스타파의 보도를 믿고 단순 전달했기에 법정제재 의견”이라고 말했다.
황성욱 위원(국민의힘 추천)도 “주가조작과 연결되지 않으면 수익을 얼마 벌었다는 것이 보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김건희 여사 모녀에 대한) 유죄를 예단한 방송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류희림 위원장(윤석열 대통령 추천)은 “법원은 주가조작 의혹 관련인들의 부당이득을 인정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 모녀도 같은 기준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류희림 위원장도 법정제재 의견을 냈다. 다만 문재완 위원(윤석열 대통령 추천)은 “객관적으로 (부당이득) 금액이 확인될 때까지 의결보류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유일한 야권 추천으로 방송소위에 참여하고 있는 윤성옥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은 “시세차익 기준으로 언론이 권력자에 의혹을 제기하는 건 당연한 책무”라며 “방송 내용을 봐도 (23억 원이) 부당이득이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하거나 언급한 내용이 없다. 김건희 여사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심의하는 것 같아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3인 과반으로 법정제재가 의결됐다.
앞선 회의에서 과반에 미달돼 ‘의결보류’됐던 탈북작가 장진성씨의 성폭력 의혹을 다룬 MBC ‘스트레이트’(2021년 1월24일, 2월28일)와 MBC ‘뉴스데스크’(2021년 1월29일)엔 법정제재 중에서도 높은 수위인 ‘관계자 징계’가 의결됐다. 지난 3월 대법원은 장씨의 성폭행 혐의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난 것을 고려해 MBC와 기자 등이 장씨에 5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황성욱 위원은 “미국이었으면 이런 경우 천문학적 숫자의 배상액이 나왔을 것”이라며 “법원이 확정한 사실에 대해 우리가 존중하지 않고 다른 판단할 수 없다. ‘관계자 징계’ 의견”이라고 말했다. 앞선 회의에서 류희림 위원장과 이정옥 위원은 ‘관계자 징계’ 의견, 문재완 위원은 ‘스트레이트’ ‘경고’를, ‘뉴스데스크’엔 ‘권고’ 의견을 냈는데 이번 회의에서도 입장을 모두 유지했다.
반면 윤성옥 위원은 “당사자인 장진성씨가 ‘관계자 징계’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중립을 지켜야 할 심의위원이 너무 장씨 일방 입장에서 심의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법원에서 인정받지 못한 성폭행 사례 중 하나일 수도 있는 것이다. 제재를 내리더라도 당사자가 허위를 얘기했다고 단정하는 식의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한 뒤 ‘의결보류’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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