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대규모 당직 개편을 단행했다. 당의 살림을 총괄하는 사무총장부터 정책 로드맵을 책임질 민구연구원장 등 요직에 친명(親이재명)계 인사들이 전진 배치됐다. 지난 총선 공천에서 비명계를 대거 컷오프(공천 배제)한 가운데, 이번 인선으로 이 대표가 당 장악력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신임 사무총장에 3선 김윤덕(전북 전주갑) 의원이 임명됐다. 이 자리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 의원이 맡았던 당직으로, 조 의원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며 사의를 표명해 공석이 됐다. 김 신임 사무총장은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전북 지역 현역 중 처음으로 이 대표를 공개 지지했고, 이 대표 선거 캠프에서 조직혁신단장을 맡았다.
당대표 직속 기관인 민주연구원장에는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을 선임했다. 민주연구원은 민주당의 대표 싱크탱크로, 당의 주요 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이재명 경제 멘토’로 꼽히는 이 원장은 이 대표가 발표했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이다. 지난 대선 때는 캠프 정책본부장도 지냈다.
‘친명 강경파’의 등용도 눈에 띈다. 전략 사령탑인 전략기획위원장에는 광주 광산에서 재선에 성공한 민형배 의원이 임명됐다. 민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강성 친명 초선 모임인 ‘처럼회’를 이끌었다. 지난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강행 처리를 위해 ‘꼼수 탈당’했다 복당하기도 했다.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김우영 당선인이 맡았다. 김 당선인은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운영위원장을 지냈다. 특히 총선에서 강원도당위원장직 신분으로 서울 은평을 지역구 출마를 선언해 지도부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지만, 결국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당 관계자는 “김우영 전진 배치는 이재명 대표가 ‘공천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했다.
법률위원장을 맡은 박균택 당선인도 법률가 출신의 친명 핵심인사다. 당대표 법률특보 출신으로, 이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 사건 변호인이기도 하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측근으로 당직 인선이 이뤄졌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 민주당을 친명, 비명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다만 한 대변인도 ‘비명(非이재명) 횡사’ 공천의 핵심인 서울 강북을에서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이 지역은 대표적 비명계 박용진 의원이 ‘현역 하위 10%’를 받고 경선에서 탈락한 곳이다. 앞서 친명계 정봉주 전 의원, 조수진 변호사가 공천을 받았지만 각각 ‘막말’과 ‘성범죄자 변호’ 논란으로 후보직을 잃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