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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디자인연구소장의 ‘정치 신데렐라’ 한동훈 연구!

최보식의언론 조회수  

[최보식의언론=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한동훈은 준등판(법무장관)시에도 본격 등판(여당 비대위원장)시에도 내부로부터 비판을 받은 적이 없는 전무후무한 정치 행운아였다. 총선 목전이고, 문제가 있어도 다른 대안을 세울 수 없는 시기에 등판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하는 짓(어린애 같은 짓)을 보고 경악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한숨 쉰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솟구쳐오르는 욕을 공개적으로 발설할 수가 없었다. 총선이 코앞이니!

이제 한동훈도 우리 모두도 성찰도하고, 비판도하고, 공부도 하며 보완할 시간이다.

한동훈의 견적 내지 깜량은 대략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모든 것은 상대적이니, 즉 국힘 내 대체제와 저쪽의 간판 인물과 비교하여 약간의 우위만 있으면 아끼고 키워야 하는 법 아닌가?

그래서 한동훈이 대략 1~2년 성찰과 성숙의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그런데 당치도 않게 8월 쯤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다시 나오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또 한번 경악하였다.

한동훈이 무엇을 잘못했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 지를 소상하고 준엄하게 얘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칫 한동훈 본인도 망가지고, 당도 재기 불능으로 망가지고, 윤 정부도 망가지겠다는 우려가 생겨서다.

인간은 논리 보다 직관(호감과 논리의 총체)이 압도적이라, 한동훈의 젊음과 말뽄새와 옷맵시와 인상 등에 대한 호감이 형성된 사람에게는 한동훈의 치명적인 허물은 보이지 않고(한없이 축소되고), 다른 대체체의 허물은 엄청나게 증폭된다. 백마디 말, 논리이성적 비판이 먹혀들지 않게 된다. 나는 그 조짐을 본다. 이재명과 조국의 광팬이 형성되는 바로 그 방식으로 ‘한동훈 광팬’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러면 국힘당이나 자유보수우파의 정치리더십이 한없이 저렴해진다. 국힘당과 보수의 정치리더십이 점점 저렴해진 것은 대통령과 당대표 리더십이 어떠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대한민국이 맞딱뜨린 치명적인 위기가 무엇인지를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윤석열, 이준석, 한동훈에 대한 열렬한 환호와 (필연적인) 실망은 정치리더십의 근본을 잊고, 한 측면에 환 했기 때문이다. 역으로 대체제와 경쟁자들이 너무 후지고, 시대와 국가에 대해 깊이 고민할 이유도, 여력도, 지력도 없는 대중의 영향력이 너무나 강성해졌기 때문이다.

전능자가 나에게 삼성전자 최고경영자가 되라고 요구한다면, 나는 단호히 거부할 것이다. ‘직’이 필요로 하는 ‘능력’이 내게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훼가 80세 양치기 모세에게 네 민족을 구하러 이집트로 가라고 명령하듯이, 삼성전자를 맡으라고 하면?

직무 시작 첫날부터 내 부족함을 어떻게 보완할지, 내 부족함으로 인해 생길 패악을 어떻게 최소화 할 지를 염두에 두고 움직일 것이다. 인사를 잘하면 된다고? 그것도 일을 알아야 하고, 사람을 알아야 하는데, 그것을 아는 것이 어디 쉬운가?

보통 수준의 지혜만 있어도 나처럼 행동할 것이다. 내가 정말 잘 모른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끊임없이 배우려 하고, 들으려 하고, 일과 사람에 대해서는 크로스 체크 하려고 하고, 악마의 비판자(레드팀)를 가까이 하고, 혹시 자신의 귀가 너무 얇아서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는지도 점검하려 할 것이다. 그런데 한동훈은 이런 상식적 태도(지혜)로부터 너무 멀었다.

내 나이 60을 갓 넘겼는데, 내가 아는 한 정당운영(선거, 공천 등)과 국가경영은 삼성전자 경영보다 더 어렵다. 책임은 너무나 막중하고, 결과는 더 치명적이다. 그런데 이준석, 한동훈은 정당 운영과 국가경영을 너무나 쉽게 생각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심한 것이 한동훈이다. 이준석보다 10배, 윤석열보다 100배는 더 심한 것처럼 보인다.

4.10 총선 이후 열흘 만에 한동훈 명의로 메시지를 내놨다. 본인이 쓴 것이 분명해 보인다. (윤석열이나 지지층=여러분의 패배가 아니라) ‘자신의 패배’라고 했는데,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까? 나는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단적으로 전세계 정치인 중에 “정교하고 박력있는 리더십”이라는 말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박력있는 리더십이야 젊고 건강한 정치인들이 종종 쓰겠지만, “정교함”을 내세우는 정치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 말은 작년 12월 26일 비대위원장 수락연설에서도 등장했다. 이 단어로 리더십과 정책을 수식하였다. 그래서 한동훈의 정치 철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틀림없기에 그냥 가볍게 봐 넘길 말이 아니다.

정치의 성패는 가치=과제의 우선순위 내지 선후완급이기에 “정교함”과 “박력”을 앞세우면, 자신의 의식하든 않든 다른 많은 것이 뒤로 밀리게 되어 있다.

윤 정부를 포함하여 역대정부와 주요 정당이 대한민국이 추락하고 퇴행하는 것을 주도 혹은 방조한 이유는 올라야 할 수많은 산(국정과제) 중에서, 올라야 할 산을 오르지 않고, 전혀 엉뚱한 산을 올랐기 때문이다.

문정부의 탈원전, 소주성, 9.19 군사합의 등(이런게 수십 가지가 되니 환장할 노릇)과 윤정부의 의대정원 2천명은 역사에 길이 남을 ‘엉뚱한 산 등정’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한동훈은 윤 정부가 왜 이 지경인지,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 모양이 되었는 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고 확신한다. 이건 ‘정교하고 박력있는’ 리더십과 정책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정책은 정교해야 한다. 하지만 그 전에 주체역량과 객관 정세를 타산하여 시대의 모순부조리에 적중해야 한다. 정교함은 직업관료와 교수와 검사의 덕목이다. 정치인의 핵심 덕목은 ‘시중(時中, 중용의 개념)’ 혹은 ‘적중’이다. 이를 위해서는 안목이 넓어야 하고, 디테일은 적당한 깊이가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공심이 튼실해야 하고, 사회역사적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것들이 모여 정치철학을 이룬다.

그런데 한동훈은 ‘정교함’을 강조하다 보니, 결국 원탑 체제를 고수한 것이다. 한동훈은 말을 깔끔하고 정교하게, 즉 흠잡을 수 없게 구사하는 특이한 재주를 가진 사람 중의 하나라는 것을 자타가 공인해서인지, 자신 외에 모든 스피커를 죽여 버렸다. 이는 한동훈의 10대 큰 잘못 중의 하나이다. 문제는 아무리 말을 정교하게 해도, 말의 내용이 빈약하면 정교함은 별로 쓸모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가 강조한 말들을 생각해 보라. 제일 큰 정책이 ‘국회의 세종시 완전 이전’이었다. 하품 나온다. 안이하기 짝이 없는 (그야말로 관료적 소심함=정교함으로 점철된) 저출산 정책을 보라. 도대체 서울-경기 리노베이션(서울 인근 도시의 서울 편입)이 무슨 가치가 있나? 격차 해소 특위라는 것을 만들어 놨는데 무엇을 내 놨나? 총선 공약은 어차피 기대와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가려운데는 긁어주는 것이 주목적인데, 격차 해소 관련 뭘 내놓든 이게 될 일인가?

배고픈 상태로 백화점에 가면, 사고 싶은 물건이 많이 보인다. 이건 철칙이다. 마찬가지로 (고금리, 고부채, 경기침체, 물가급등, 재정긴축, 부동산 시장 경색 등으로) 돈이 갈급하고 삶이 팍팍한 상태에서 선거전을 관전하게 되면, 정부여당의 허물이 엄청 크게 보인다. 이종섭, 황상무, 대파 등 티끌만한 허물이 들보처럼 보인다. 반면에 야당은 들보 아니 집채 만한 허물이 티끌처럼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한동훈은 경제민생, 물가 등에 대해 무어라 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운동권 정치를 비판해도 곁가지인 ‘특권’을 물고 늘어지지 말고, 탈원전, 소주성, 친노조, 일자리, 부동산 문제 등 오만가지 민생문제와 운동권정치를 연결하라고 다양한 채널로 얘기했으나 오불관언이었다.

문제에 적중하지 않고, 곁가지 붙잡고 정교하고 박력있게 말하고, 정책을 개발해도 아무 소용없다. 이건 신발 신고 발 긁는 격이다. 문제에 적중하는 능력, 무수히 많은 산 중에서 올라야 할 산 몇 개를 선택하는 능력이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정치 컨텐츠의 엄청난 빈곤 내지 부실을 모르는 것(지적 오만 등)이 사실 한동훈의 가장 큰 잘못 중의 하나이다. 뿐만 아니라 ‘정치문법=정치상식’도 너무 몰랐다. 아니 거침없이 파괴하였다.

총선의 가장 큰 책임은 어차피 대통령이 지는데, 대통령을 너무나 불안하고 분개하게 하였다. 역사 교양이 조금만 있어도, 대통령을 잘 모셔야 하고, 모시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윤석열도, 한동훈도 적지 않은 나이기에, 제왕학을 익혀 좀 노회하고 교활해야 한다. 그런데 둘다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것도 한동훈이 훨씬 심했다.어린애나 다름없었다.

아무튼 한동훈은 본인을 위해서라도 대통령과 비대위원장은 원팀이라는 것을 주지시켜야 했다. 그런데 역대 그 어떤 여당 대표도 한동훈만큼 대통령을 무시한 대표는 없었다. 김경율의 “마리 앙트와네트” 발언은 정말 큰 실언이요 막말이다. 그건 쉴드칠 일이 전혀 아니었다.

비례정당을 당직자 중심으로 만들고 비례공천을 멋대로 한 것도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비례정당에 지지층의 참여도 없고 정치연합 개념도 없다. 비례대표 선발 기준에 시대정신도, 국힘당의 정체성도, 국힘당이 받아든 과제도 없다. 지역구 공천 기준에도 없긴 마찬가지 일 것이다.

사실 공천권자는 공천을 통해 한국 정치를 이끌어갈 인재를 발굴하는 책임도 있다. 과거 김영삼은 노무현 이명박 김무성 홍준표 김문수 등을 데뷔시켰다. 황교안조차 윤희숙을 데뷔시켰다. 별로 크지 않은 허물(아버지 부동산 문제)로 사퇴를 해 버리긴 했지만!

그런데 이번에 한동훈이 데뷔시킨 인물을 보라. 비례 18명, 강남 3구와 대구경북 등. 국힘당의 부족한 부분을 개선할만한 사람있나?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알이 굵어 뵈는 사람 있나? 위대한 정신이 없으니 위대하게 될 인물을 알아보지도 발굴하지 못하는 것이다. 정교하고 박력있는 리더십? 대한민국이 얼마나 엄혹한 상황인지 알기나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비례 선발 과정에 하나도 관여 안했다는데, 사실도 아니거니와 사실이라면 엄청난 잘못이다. 비례공천을 신이 했나? 윤통이 했나? 무슨 국민배심원이 했나? 당원이 했나? 비례공관위원 3인의 500명에 대한 채점표 공개할 수 있나? 이건 정말 비루한 변명이다.

한동훈은 지역구-비례대표 공천과정에서 대통령과의 관계를 너무나 험악하게 가져갔다. 열성 지지층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이건 전적으로 한동훈 책임이다. 정치문법을 모르는 정도가 아니라 정치도의를 외면한 것이다.

한동훈은 한국 정치사의 ‘신데렐라’ 였다. ‘정치연예인’이었다. 비상한 시기에 등장했기에, 허물이 있어도 공개적으로 비판할 수 없었다. 티끌 같은 장점, 강점만 있어도 들보처럼 만들어서 떠들어줘야 하는 시기 였기 때문이다. 한동훈은 바로 이렇게 형성된(나도 거들었다) 집단적 환각이 깨지기 전에 서둘러 당권을 쥐려한다면, 이건 천하에 정치 모리배 짓이다. 설마 한동훈은 그 정도는 아니리라 믿는다.

3월 초순~중순, 한동훈의 약발이 거의 다 떨어져 나간 시기였다. 그 시기에 조국이 등판했다. 또 오비이락으로 이종섭, 도태우, 장예찬, 비례공천이 다 겹쳤다. 한동훈의 약발은 총선의 기본값인 30%대 지지율이 말해주는 경제민생의 팍팍함을, 한동훈이라는 얼굴(미래 희망)로 잊게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를 거의 못했다. 다른 사람은 윤통 탓을 할 수 있어도, 한동훈은 그럴 자격이 없다.

윤통이 잘했으면 국힘이 180석을 넘겼을 것이다. 한동훈 비대위도 필요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안됐기 때문에 12월 26일 한동훈이 등장한 것이다. 그 시점 이후 한동훈이 잘 했으면 국힘이 150석을 넘겼을 것이다. 위에서 길게 적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으면! 

의대정원 문제도 대통령과 관계를 잘 풀어왔다면, 한동훈이 얼마든지 ‘후퇴'(적어도 쟁점이 안되게)를 요구할 수 있었고, 반드시 관철되었을 것이다. 그때는 한동훈이 ‘갑’이고, 윤통은 ‘을’이어서 웬민한 것은 거의 다 한동훈의 뜻대로 관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동훈과 이준석에 대해 내가 길게 비판하는 것은 이들은 국힘당과 대한민국의 미래 리더십을 자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래에도 이 수준의 리더십이 당과 대한민국을 이끈다? 당이 완전히 발육부전이 된다.

민주주의를 아주 불편하게 여기고(이건 4개월을 지켜 본 확신이다), 정당이 뭔지 국힘당의 문제가 뭔지를 전혀 모르는 자가 당을 틀어쥐면 당이 정말 웃기게 될 것이다. 지금도 엄청 비정상이지만 교정이 안된다는 얘기다. 미래 리더십에 대한 기준은 지금보다 높아야 한다. 이것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는 사람의 올바른 태도 아닌가?

한동훈은 역사상 유례없는 행운도 알고, 부족함도 알았으니, 이젠 1~2년 쯤 현실정치에서 물러나 성찰하고 공부하여 한층 성숙하여 다시 등판하시길!

홍준표 시장은 한동훈이 국힘당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았으면 하는데, 나는 아니다. 1-2년 뒤에 더 성장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등판하여 치열한 경쟁을 거쳐 다시 한번 큰 역할을 했으면 한다.

#한동훈 전당대회, #최보식, #한동훈 이준석, #한동훈 오찬 거절

최보식의언론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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