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여당 참패 후 윤석열 대통령이 후임 총리와 비서실장 물색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채널A 앵커가 윤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지지와 성원이 비판과 분노로 바뀔 수 있다’ 대선 후보 수락 연설 때 했던 말이다. 기억하나”라고 물었다. TV조선과 채널A의 메인뉴스 앵커들은 정부 비판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동정민 채널A 앵커는 18일 저녁 메인뉴스 ‘뉴스A’의 ‘앵커의 마침표’ 코너에서 “국민들은 어떤 국무총리를 원할까요? 여론조사를 해보니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이면 좋겠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고 운을 뗐다.
동정민 앵커는 이어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지지와 성원이 비판과 분노로 바뀔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수락 연설 때 ‘국민 말씀 경청하겠다’며 했던 말인데요. 기억하겠죠? 마침표 찍겠습니다. 경청하는 대통령, 그 약속 기억하길”이라고 말했다.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사퇴했다. 이후 총리와 비서실장에 각각 권영세‧주호영‧김한길‧이정현과 원희룡‧장제원‧이동관‧이상민 등이 거론됐다. 그러다 지난 17일 돌연 박영선 총리‧양정철 비서실장설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박영선‧양정철 기용설은 공식 인사‧정무‧홍보 라인이 아닌 대통령 부부 측근들의 입에서 나왔다고 해 비선라인 논란이 불거졌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지난 18일 저녁 메인뉴스 ‘뉴스9’ ‘앵커칼럼 오늘’ 코너에서 후임 총리와 비서실장 물색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을 설명한 뒤 “인사는 어찌 보면 상징적인 것일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협치에 얼마나 진심과 열의를 지니고 있느냐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호 앵커는 “1980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은 치열했다. ‘서부의 카우보이’ 레이건과 ‘워싱턴 정치귀족’ 부시가 뒤엉켜 싸웠다. 그런데 레이건은 패자 부시에게 손을 내밀었다”며 “부시는 ‘가능성이 희박한 지명을 기다리던 밤이 생애에 가장 길었다’고 했다. 태생적으로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은, 가장 성공적인 결합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윤 앵커는 “대통령실이 부인하고, 인사라인 밖에서 검토 사실을 인정하는 말이 나온 것도 개운치 않다”며 “비선 라인이 따로 있느냐는 의문이 따른다. 자꾸 아는 사람을 쓰려는 인사 스타일이 혼선을 자초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거명된 두 사람은 대통령 부부와 사적 친분이나 인연이 있다고 한다”고 했다.
윤 앵커는 “레이건은 취임 후 백일 동안 의원 477명을 만났다. 총탄 저격에서 회복해 복귀한 뒤로도, 여소야대 하원의 민주당 의원들을 열심히 접촉했다”며 “그렇게 레이거노믹스 법안을 통과시켰다. 두 자릿수 물가와 성장, 고용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민생을 되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인사는 어찌 보면 상징적인 것일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협치에 얼마나 진심과 열의를 지니고 있느냐일 것”이라고 했다.
총선 이후 TV조선과 채널A는 정부를 향한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동 앵커는 지난 11일 ‘앵커의 마침표’ 코너에서 ‘불통 정부, 민심은 매서웠다’는 문구를 자막으로 강조했다. 윤 앵커는 지난 11일 총선 결과를 언급하며 “고집과 불통, 오만과 독선이 부른 업보”라고 했다. 지난 16일에는 윤 대통령의 사과를 언급하며 “정작 국민이 가장 듣고 싶어했을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며 “김건희 여사 문제 처리를 비롯해 민심을 결정적으로 돌려세운 논란과 의혹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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