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갈등이 5개월간 이어지는 EBS에서 경영진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지부장 박유준)는 지난 18일 점심시간 EBS 일산 사옥에서 ‘EBS정상화를 위한 조합원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김유열 사장과 경영진 경영 실패를 규탄하고 지속적으로 투쟁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EBS지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임금·단체협상 교섭을 전면 중단했고 12월부터 본격적으로 김유열 EBS 사장 퇴진 운동을 시작했다. EBS 사측은 사장 퇴진을 주장한다는 이유로 노조에 지난 2월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단협 유효기간인 8월8일까지 진전이 없으면 EBS는 단협이 없는 상태가 된다. EBS 노사 갈등은 지방노동위원회에서도 중재되지 못했고 지난달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했다.
조합원 120여명이 모인 이날 집회에서 박유준 지부장은 “오늘 결의대회를 기점으로 조직적이고 현명한 싸움을 시작하려 한다”며 “김 사장이 깊은 반성과 함께 단체협약 파기를 철회하고 논의의 자리를 마련한다면 노사 간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했다. EBS 노조는 결의대회 이후 바로 단체교섭을 재요구하겠다고 했다.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연대발언에서 “제각기 다른 이유로 사장 퇴진을 요구했던 많은 사업장들이 있지만 이 요구에 대한 사측의 반응은 하나같이 똑같은데 책임을 회피하고, 구성원들을 협박하고, 언제나 단협해지를 무기로 삼는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요구는 정당한 것이고 EBS를 지켜내는 싸움임을 알기에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언론노조가 함께하겠다고 했다.
EBS지부는 조합원 498명 명의로 ‘EBS정상화를 위한 투쟁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투쟁결의문에서 “지난 2년간 400억이 넘는 적자경영에 대해서도 무책임으로 일관하던 김 사장과 경영진은 현재의 비정상적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어떠한 변화도 의지도 없어 보인다”며 “재정적자의 책임은 구성원의 탓으로 돌리고, 원칙도 절차도 없는 인사조치로 직원들의 사기마저 꺾어 놓는다”고 비판했다.
EBS지부 조합원들은 △현 경영진에게 경영실패와 노사갈등 책임을 묻고 EBS를 망가뜨려 온 비정상적 결정이 모두 철회될 때까지 투쟁에 동참 △EBS마저 정쟁의 장으로 만들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타협하지 않고 EBS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일상적 투쟁에 함께하기 △노사가 수십 년간 이뤄낸 단협을 사수해 구성원들 권리와 이익을 지키고 이를 훼손하는 자들에 강력히 대응하기 등 세 가지 결의를 했다.
이와 관련해 EBS 측은 19일 미디어오늘에 “노조와의 대화는 언제나 성실하게 임했고, 이번에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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