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전 부의장 비대위원장직 수락
비대위원 인선 후 19일 첫 비대위 회의
원내 유일 김종민 개별이탈 방지하고
‘가치정립·이슈선점’→지선 대비 과제
새로운미래가 4·10 총선에서 지역구 1석을 얻는데 그치면서, 창당 74일 만에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이석현 비상대책위원장이 재창당의 각오로 당을 정비하겠다는 일성을 내놓은 가운데, 국민적 지지기반이 없는 상태에서는 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다시 정립하고, 이슈 선점을 통한 존재감을 높이는 것부터 급선무인 상황이다.
당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김종민 의원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는 등 김 의원의 개별이탈을 막아내야 하는 것도 과제가 됐다.
18일 새로운미래에 따르면 이석현 비대위 체제 전환과 함께 비상대책위원과 주요 당직 인선이 진행됐다. 전날 새로운미래는 당의 새로운 운영방식을 찾기 위해 지도부를 비롯한 모든 당직자의 사퇴를 결단했다.
비대위원으로는 박영순 의원과 최성 전 고양시장, 이근규 전 충북 제천시장, 장덕천 전 경기 부천시장, 남평오 전 국무총리 민정실장,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었던 서효영 변호사, 이번 총선에서 종로 후보로 출마했던 진예찬 전 민생당 최고위원이 선임됐다.
당직 인선으로는 사무총장에 이근규 전 시장이, 정책위의장 겸 새로운미래 연구원장에는 김만흠 전 국회입법조사처장이, 수석대변인에는 최성 전 시장, 대변인에는 전북 익산갑 후보였던 신재용 전 서울대 총학생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 재정위원장은 정형호 현 재정위원장이, 총선백서위원장은 전병헌 전 의원이, 법률위원회 위원장은 김성훈 변호사가, 부위원장은 조성호 변호사가 맡기로 했다.
이석현 위원장은 당 재건 차원에서 오는 8월 말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당길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동시에 원내 유일한 의원인 김종민 의원도 최근 그를 둘러싼 거취 관련 여러 관측에 대해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이날 김종민 의원은 “특임장관, 조국혁신당 입당, 원내교섭단체 구성, 민주당 입당 혹은 합당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는지,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무엇이 부족했는지, 버려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지 돌아보겠다”면서 “이 평가와 성찰을 바탕으로 앞으로 내가 할 일과 역할을 찾아 나가겠다.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말씀드리겠다”고 여지는 남겨놨다. 김종민 의원이 확보한 1개의 의석으로는 새로운미래가 주도적인 정책을 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앞서 김 의원은 “새미래는 이번 총선에서 지지를 못 받았다. 내가 세종에서 당선된 것도 새미래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민주당 후보 공천이 취소된) 선거구도 때문”이라면서 ‘거취표명’을 예고한 바 있다. 이를 둘러싼 새로운미래 내 긴장감도 팽배한 상황인데, 정치권에는 김 의원이 개별적으로 몸을 빼내 조국혁신당에 입당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고개를 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비명계가 주도한 새로운미래는 이번 총선 비례정당 투표에서 1.7%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쳤다. 비례대표 당선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데다, 지역구에서는 김종민 의원이 세종갑에서 유일하게 생환했다.
21대 현역인 박영순·설훈·홍영표 의원의 잇단 낙선은 물론, 당의 구심점이었던 이낙연 전 공동대표는 광주 광산을에서 13.84%를 득표, 76.09%를 얻은 친명(친이재명)계 민형배 민주당 후보에게 대패하면서 새로운미래 위기설이 계속해 고개를 들었다. 이석현 위원장도 서울 강북을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셨다.
이낙연 전 공동대표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국민의힘 전 대표였던 이준석 당선인이 이끄는 신생정당 ‘개혁신당’은 본인의 원내 입성 등 의석 3개를 확보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고,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도 돌풍을 일으키며 비례대표로만 12석을 확보, 신생정당을 원내 3당으로 단숨에 부상시켰다.
새로운미래가 악전고투를 해나가야 하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2026년으로 눈을 돌려 지방선거에서 승부를 볼 수 있도록 지금부터 기반을 갖춰나가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과거 이낙연 전 대표가 정확히 20년 전 동일한 상황에서 몸담았던 새천년민주당은 2004년 총선에서 9석으로 참패했으나, 2년간 차곡차곡 힘을 모아 2006년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전남지사 2개 광역단체장과 호남을 중심으로 20여 명의 기초단체장을 당선시킨데 이어 같은해 치러진 서울 성북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승리하면서 기사회생, 이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오히려 열우당을 사실상 흡수한 바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종민 의원 1명에게만 기대할 수 없다”면서 “많은 사람이 모여있다. 정치적인 기반이 없으면 정치적인 가치라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박 평론가는 “그것이 정의당이 이제까지 버텨줬던 힘”이라면서 “기반은 없을 수 있으니, 새로운미래의 가치는 뭘까 할 때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여론과 같이 가면서도, 윤석열 정부 비판 세력 중 핵심이 민주당인데 또 민주당에도 반대한다. 그럼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당의 얼굴이었던 이낙연 전 공동대표는 창당 당시 “망국적인 양당 독점의 정치 구도를 깨뜨리고, 모든 게 불안한 윤석열 정부를 가장 준엄하게 심판하고, 부패와 부도덕의 늪에 빠진 민주당을 대체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박 평론가는 “진보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것은 진보당에 맡겨놓고, 그렇지 않은 것들이 많지 않은가. 우리 사회에 그것을 일관되게 이야기하며 당의 존재감을 높여라. 그 다음 지방선거가 목적이 되면, 해볼 만하지 않겠느냐. 지방선거 전략을 내세우면서 인재들을 발탁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새로운미래는 19일 오전 첫 비대위원회의를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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