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언론이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 특집 보도를 이어간 16일, 끝내 세월호 10주기 다큐가 방영되지 못한 KBS에선 불방 사태 책임자인 제작본부장 사퇴를 요구하는 사내 시위가 벌어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지난 15~16일 이틀간 서울 영등포구 KBS 본사에서 다큐 제작을 무산시킨 이제원 제작1본부장 해임을 촉구하는 피케팅을 벌였다.
지난해부터 ‘다큐인사이트’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가제)>를 제작해온 이인건 PD는 세월호 10주기 당일인 16일 피케팅에 참여한 자리에서 “(이 본부장 등은) KBS를 다시 10년 전으로 시청자들이 너무나 용납할 수 없는 지경까지 만들었다”며 “세월호와 총선이 무슨 상관이냐. 이제원은 물러나라”고 했다.
박상현 KBS본부장은 박민 사장이 지난해 취임식에서 한 발언에 빗대어 이 본부장을 비판했다. 박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공영방송을 개인이나 집단의 이념이나 소신을 실현하는 곳으로 생각하는 분은 앞으로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 본부장은 “개인의 소신을 실현하기 위해 하는 사람이 바로 이제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KBS본부는 전날 제작본부장실 앞에 부착한 항의 피켓이 무단으로 제거됐다며 단체협약상 조합 게시물을 사측이 무단 철거할수 없고, 무단 철거는 재물손괴이자 절도,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KBS 노사협력실에 피켓 훼손 관련 고발을 진행하겠다고 하자 이 본부장이 제거됐던 피켓을 반환했다고 KBS본부는 전했다.
KBS 제작본부는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에 대해 “불방이 아니고 연기”이며 “제작중단이 아니고 확대제작”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KBS는 지난달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을 철회하라는 시청자 청원 답변을 통해서도 “해당 프로그램은 세월호 사건 10주기 방송이 아닌 대형참사 생존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 극복 과정을 조명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실제 ‘다큐인사이트’ 기획안엔 세월호 참사 생존자 이야기에 중점을 둔 구성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총선 영향’ 언급에 대해선 사측의 명확한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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