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발생한 ‘낙서 테러’로 훼손된 경복궁 담장에 남은 스프레이 흔적을 없애는 작업이 시작된다. 범행 직후 1차 복원 작업을 진행해 낙서를 지웠고, 이번에는 작은 흔적도 완전히 없앤다. 낙서를 지우는 데 든 비용은 낙서범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 받아낼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17일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주변 궁장(궁궐 담장) 일대에서 스프레이 낙서를 지우는 2차 보존 처리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18~19일은 이틀간은 영추문 주변에서, 22~24일은 박물관 쪽문 주변을 중심으로 총 12~13m 구간에서 작업을 벌인다.
앞서 경복궁 담장은 지난해 16일, 17일 이틀간 낙서 테러로 훼손됐다. 스프레이 낙서가 적힌 담장은 영추문 좌측 6.9m(높이 2m)·우측 5.2m(높이 2m), 국립고궁박물관 인근 쪽문 좌측 8.1m(높이 2.4m)·우측 16m(높이 2m) 등 총 36.2m다. 문화재청은 연인원 234명을 동원해 긴급히 낙서를 지웠다.
1차 작업 결과 전체적으로 스프레이 오염물질은 제거됐으나, 육안으로 흔적이 확인되는 부분이 남아 있었다. 이번 작업 구간은 경복궁 영추문 좌·우측 일부 구간과 고궁박물관 쪽문 왼쪽 일부, 쪽문 오른쪽 모서리 일부 구간이다.
2차 작업은 구간이 넓지 않아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 소속 전문가 14명이 투입된다. 1차 작업 때는 레이저세척, 미세 블라스팅, 모터툴 등 화학적 방법과 물리적 방법을 병행했으나, 2차 작업은 아세톤과 젤란검을 이용한 화학적 방법을 적용한다.
아세톤은 일상에서 페인트를 지울 때 사용한다. 젤란검은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에서 문화유산을 보존 처리할 때 쓰는 약품이다. 고궁박물관은 스프레이 흔적을 완전히 지울 수 있도록 예비 실험을 해 적정한 농도를 찾았다.
1차 보존처리 작업에는 전문 인력과 직영 보수단 인건비, 재료비 등을 고려하면 1억원 이상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2차 복구를 더하면 비용은 더 늘어난다. 문화재청은 복구를 완료한 후 최종 투입된 비용을 산정해 낙서 테러를 한 피의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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