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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총선과 운동권 청산 실패 자세히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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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청산 문제 국민 여론 나쁘지 않았다

운동권 청산 진영의 집중력이 떨어진 결과

운동권 청산 문제가 청년 문제와 결합하지 못해

미신적 악마화, 냉정하게 인식에 심각한 장애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필자가 이번 제22대 총선과 운동권 이슈에 대해 언급해 보겠다.

1. 한동훈 비대위와 운동권 청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6일 비상대책위원회에 취임하면서 운동권 청산 문제를 전면에 걸었다. 이에 대한 국민 여론이나 사람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2023년 11월 2일 자 데일리안에 따르면 국민의 51.4%가 총선서 86 운동권이 청산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특히 호남지역의 약 50%, 민주당 지지층의 약 40%도 그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를 해석하면 다소 느슨하고 막연한 지지라고 할 수 있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 공방

구체적인 접점은 대략 3갈래에서 벌어졌다. 하나는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관련자들 공천 문제 둘째는 친명 공천과 586 정치인 문제 셋째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결합한 진보당 관련자들 문제였다.

첫째. 한총련 관련자들 문제는 강위원·정의찬 씨 등의 공천과 맞물려 이적단체·민간인 치사 관련 문제 등이 제기되며 강위원·정의찬 등 한총련 관련자들이 전체적으로 낙마하면서 문제가 해소되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심각한 과장이 뒤따랐다. 특히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세대가 전체적으로 한총련 세대로 대체되고 이재명 측근이 한총련 세대로 바뀔 것이라는 주장이 그러했다. 처음에는 극우 보수진영과 일부 유튜버들이 주장하던 것을 제도권 언론들도 동조하는 양상이었다. 필자가 보기에 대표적인 과장이었고 이 때문에 이후 후술하게 될 전대협 2기 등의 문제에 대해 응당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둘째. 진보당 관련자들도 이석기 등과 맞물려 집중 공격이 이뤄졌고 진보당 관련자들 일부가 교체되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진보당 안에서 비례대표 대상자가 바뀌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해결되었다기보다는 미봉 또는 실패했다고 보는 편이 적당하다. 이는 운동권 청산 진영의 집중력이 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셋째. 친명 공천 과정에서 설훈·홍영표·임종석·박용진·송갑석 전통 운동권, 상징적인 586 정치인들이 낙마한 대신 정청래·한병도·진성준·박홍근 등의 전대협 2기를 중심으로 한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고스란히 살아남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1대 민주당 운동권 출신 국회의원 70명 중 39명이 공천되어 당선되었다. 결국 친명 공천으로 운동권이 청산 또는 약화하였다기보다는 친명 친위대+전대협 2기가 친명 체제를 주도함으로써 이재명과 운동권의 유착이 강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운동권 청산을 제기하는 측에서 운동권과 전대협 2기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다. 그들 대부분은 한총련·경기 동부와 같은 다분히 악마화된 주사파 이미지를 갖고 있을 뿐 그 내부의 섬세한 역학관계를 파악할 역량을 애초부터 갖고 있지 않았다. 덕분에 전대협 2기를 중핵으로 운동권 내부의 변화를 알아챌 능력이 없었고 결국 친명 체제 구축 이후 사상적·정서적 무방비 상태로 빠져든 것 같다.


3. 조국과 조국혁신당

민주당 공천 파동 직후 조국혁신당 문제가 전면에 부상했다. 조국혁신당의 부상은 운동권 문제의 또 다른 접근이 필요함을 바로 보여주었다.

운동권은 보통 NL(민족해방)과 PD(민중민주)로 나눈다. NL의 문제점은 주로 반미와 종북이고 PD는 사회주의이다. NL이 운동권의 주류였고 반미·종북이 알기 쉬우므로 사람들은 운동권 문제를 주로 친북·주사파·종북과 연관을 지어 설명하곤 한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PD가 갖는 문제도 적지 않다. 이들의 문제점은 주로 급진민주주의, 과격한 사회개혁 등과 연관되어 있다. 조국은 사노맹 출신으로 그런 경향을 잘 보여주는 인물이다. 또한 조국혁신당을 이루는 호남과 40~50대들은 민주화시대에 인민민주주의·급진민주주의 또는 직접 민주주의의 세례를 받은 사람들로 운동권 잔재의 부정적인 유산을 그대로 간직한 세대라 할만하다.

80년대 급진민주주의는 2000년대 촛불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법치와 미디어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를 바탕으로 민중의 정치참여를 통해 그들을 정화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신념을 갖고 있다.

운동권 청산론이 종북·반미·주사파에 집중되고 급진민주주의에 관한 생각이 짧은 조건에서 조국과 조국혁신당을 운동권 잔재와 연계시키지 못하고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 현상의 일부로만 보고 범죄자를 넘어서는 새로운 개념 규정에 실패했다.

4. 청년

이재명 공천이 막을 내리고 조국혁신당의 출현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귀국으로 국민의힘은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때 20~30대 청년 이야기를 전면에 제기하며 운동권 문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어야 했다. 운동권 청산 문제가 도덕적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중요했던 것은 운동권 청산 문제가 청년들의 요구 가령 연금·노동 문제 등과 맞물려 정치·경제적 요구로 발전해야 했다. 22대 총선에서 운동권 청산 문제가 청년 문제와 결합하지 못하면서 사변적이고 관념적인 양상을 띠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운동권 청산 문제는 국민 다수의 느슨한 지지와 한동훈 위원장의 적극적인 의지를 바탕으로 제기되었고 초반 국민대중의 느슨한 지지를 받았지만, 주체의 현저한 역량 부족으로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총련·경기 동부 등에 대한 미신적 악마화는 운동권 문제를 냉정하게 인식하는 데 심각한 장애가 되었다고 본다.

ⓒ

글/ 민경우 시민단체 길 상임대표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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