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여당 참패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검사 정치’, ‘검찰 개혁’ 등의 키워드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동아일보 정치부장은 윤 대통령에 “오만한 검사 마인드를 버리라”고 조언했고 한겨레 법조팀 기자는 “검찰 개혁의 시간이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검찰은 이번 정부에서 불공정의 상징이 돼버렸다”고 했다.
동아일보 “내가 가장 잘 안다?… 민심의 도도한 흐름 읽지 못해”
동아일보 윤완준 정치부장은 13일 <휴브리스(오만), 대통령의 추락> 칼럼에서 “국민에게 진정 고개를 숙이고 겸손한 태도로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는 것. 많은 이들이 윤 대통령에게서 그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한다”며 “범죄자 때려잡는 검사 윤석열이 아니라 정치인 대통령 윤석열로 마인드를 바꿔야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윤 부장은 “대통령에게 모든 정보가 집중되니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민심의 도도한 흐름을 읽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뚝심이 고집으로 변하는 건 여기서 나오는 최고 권력자의 오만 때문이다. 많은 권력자들이 이 때문에 추락했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 김민아 칼럼니스트도 이번 총선을 “윤석열·한동훈식 ‘검사 정치’의 완패”로 규정했다. 13일자 칼럼 ‘김민아의 훅hook’에서 김 칼럼니스트는 “검사’와 ‘정치’는 태생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라며 “검사의 삶은 이분법 그 자체다 (중략) 정치는 그렇지 않다. 100% 선도, 100% 악도 없다”고 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정치는) 회색의 중간지대를 사이에 둔 채 주고받고, 타협하고, 윈윈(win-win)한다. 그러려면 상대방을 존중하며 신뢰를 갖고 대해야 한다”면서 “평생 검사로 살아온 이들에겐 받아들이기 힘든 세계”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검사의 △수직적 문화 △선민의식 △무책임성 등의 문제를 지적한 김 칼럼니스트는 “22대 총선에서도 검사 출신 후보들이 상당수 당선됐다. 등원하는 순간, 아니 지금 당장 ‘뇌구조’를 개조하는 작업에 들어가기 바란다. ‘검사 정치’의 실패를 재연하고 싶지 않다면”이라고 했다.
한국일보 “이재명 문어발 수사와 김건희 수사 극명 대비”
조국혁신당이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검찰 수사에 대한 ‘불공정’이 도마 위로 올랐다. 조국혁신당은 총선 후 첫 행보로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여사를 즉각 소환해 조사하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13일자 사설 <여권서 분출한 특검 찬성··· 검찰 제 역할 않은 탓>에서 “여당 내부에서조차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 해병대 채 상병 수사외압 특검 등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특히 김 여사를 소환 조사 한 번 하지 않은 검찰은 특검 요구 목소리에 책임과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검찰은 이미 김 여사가 시세조종 ‘선수’인 증권사 직원에게 보고를 받고, 김 여사 모녀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22억 9000만 원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했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문어발식 수사와 김건희 여사 수사가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검찰은 이번 정부에서 불공정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이제라도 엄정한 수사에 나서는 게 부끄러움을 덜고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했다.
결국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모일 것이란 예측이다. 조국혁신당의 검찰 개혁 공약 중엔 “검찰을 기소권 담당 및 경찰의 수사 적법성 통제 기관으로 역할 조정하겠다”는 부분이 있다. 이에 정혜민 한겨레 법조팀 기자는 11면 <검찰 개혁의 시간이 다시 온다>에서 “조국 대표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추진했던 수사권 조정으로 사라진 검찰의 사법경찰 수사 통제 기능을 부활하고 나머지 직접 수사 기능은 없애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정 기자는 “검찰 개혁의 선봉에 섰던 조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서 검찰 수사권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겠지만 이번에도 국민이 검찰의 편에 설지는 미지수”라며 “현 정부 출범 뒤 2년 동안 검찰 내 최대 특별수사 부서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2·3부는 야권 수사에만 매달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기자는 “정권에 따라 대상이 바뀌는 수사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하게 한다”며 “한동훈 당시 검사장을 겨냥해 채널A 기자를 수사하던 검찰은 이제는 진보언론 기자들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이 진짜 노리는 것은 그들 스스로 배후라 믿는 민주당 대선 캠프라는 추측이 나돈다”고 비판했다.
곧 인선 발표 예정 尹… 후임 총리·비서실장은 누구?
조선일보는 후임 총리에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을, 후임 비서실장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예측했다. 중아일보도 원희룡 전 장관을 후임 비서실장으로 꼽았다.
조선일보는 13일자 1면 <尹, 내주 입장 발표> 기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으로는 이번 총선에서 각각 5선과 6선에 성공한 국민의힘 권영세·주호영 의원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후임엔 원희룡 전 장관이 검토되고 있다고 여권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앙일보도 1면 <대통령 비서실장 원희룡 유력 검토>에서 “현재로선 (비서실장으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며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이름도 오르내린다”고 했다.
다른 신문들은 비서실장에 장제원 의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총리에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박주선 전 의원, 주호영 의원 등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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