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도봉갑 결과를 두고 일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가 녹색정의당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들은 녹색정의당 때문에 안귀령 민주당 후보가 ‘민주당 텃밭’인 해당 선거구에서 패배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친민주당 성향의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 ‘도봉갑 안귀령이 안타깝게 떨어진 이유’란 게시물을 올려 도봉갑 선거구에서 각 정당 후보들이 얻은 득표율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녹색정의당 때문에 안 후보가 패배했다고 주장했다.
도봉갑 당선인은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그는 49.05%를 득표해 47.89%를 득표한 안 후보를 꺾었다. 둘의 격차는 1098표다.
문제는 윤오 녹색정의당 후보가 3.04%(2882표)를 득표했다는 것이다. 김 후보와 안 후보의 표차를 뛰어넘는 표를 얻은 셈이다.
정치적으로 녹색정의당은 국민의힘보다는 민주당에 가까운 정당이다. 이 때문에 열성 민주당 지지자들은 안 후보가 떨어진 이유를 녹색정의당이 도봉갑에 후보를 낸 데서 찾고 있다.
실제로 해당 누리꾼이 올린 게시물엔 “(녹색정의당이) 마지막까지 X 뿌리다 가네”, “지난 대선 때도 그렇고 이번 총선에서도 결과 보고 저것들(녹색정의당) 더 살려두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많을 것” 등 열성 민주당 지지자들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댓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반론도 있다. 녹색정의당 때문이 아니라 후보 자체의 경쟁력 문제라는 시각, 민주당 전략공천의 실패란 시각이 존재한다.
도봉갑은 19~21대에서 인재근 민주당 의원이 당선된 곳이다. 인 의원은 공천 과정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면담 뒤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민주당은 연고가 없는 안 후보를 도봉갑에 전략공천했다.
이와 관련해 한 보배드림 회원은 “안귀령이 떨어진 건 녹색정의당 탓이라기보단 출마하는 지역의 이름도 모르는 모습에 실망해서 시민이 안 뽑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도봉구 창동 신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여기가 무슨 동이냐’는 한 상인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에 마이크를 들고 유권자들에게 “잘 부탁드린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철부지 후보’라며 매섭게 공격하며 안 후보를 희화화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해당 공격으로 선거 과정에서 안 후보는 적잖은 내상을 입었다.
또다른 보배드림 회원은 “김재섭이 잘 일궈서 됐다. 밑바닥부터 다니면서 여기저기에서 얘기도 많이 듣고 지역에서 좋은 일도 많이 했다고 하더라”라면서 “도봉은 이번엔 당보다 사람을 봤다”라고 주장했다.
녹색정의당은 선거 전 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야권 비례위성정당(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접전 지역구에서의 야권 연대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구는 연대하고 비례는 독자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윤석열 정권 심판의 명분을 가장 극대화하고 유권자 사표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라고 녹색정의당은 주장했다.
전략이 처참하게 빗나갔다. 이번 선거에서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득표율은 2.14%에 불과하다. 3%에 미치지 못해 단 한 명의 비례대표 의원도 배출하지 못했다. 지역구에선 경기 고양갑에 출마한 심상정 원내대표마저도 생환하지 못해 원외로 밀려나게 됐다. 심 원내대표는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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