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수수, 주가조작 의혹 등 김건희 여사에 대한 논란을 보도한 MBC ‘스트레이트’에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가 중징계를 예고했다. 한 위원이 “(선거와 관련성이 없는) 이 방송을 선방심의위가 심의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소수였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방심의위는 11일 14차 회의를 열고 2월25일자 MBC ‘스트레이트’ <세계가 주목한 ‘디올 스캔들’ 사라진 퍼스트레이디>에 법정제재를 전제로 한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차후 전체회의에서 제작진 의견진술 후 제재 수위가 결정되지만 다수 위원이 중징계 의견을 내 법정제재 가능성이 높다.
민원인은 해당 방송이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정상취재라고 왜곡하고 인터뷰 대상자를 편향되게 선정해 일방적 주장했으며 법원에서 증거로 채택하지 않은 자료를 근거로 제시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단정했다”고 주장했다. 민원인이 주장한 법원 미채택 자료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해 김건희 여사 모녀가 23억 정도를 벌었다는 내용이다.
심의위원들은 명품백 논란의 본질이 ‘몰카범죄’라고 주장했다. 손형기 위원(TV조선 추천)은 “(논란의 성격이) 몰래카메라를 사용한 취재윤리 위반이라는 의견이 30%로 나타난 MBC 여론조사도 있는데 그건 싸그리 무시하고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일방적으로 몰고 간다”며 “최재영 목사는 ‘친북’ 목사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사람의 정체성에 대해선 한 마디 (방송에서) 말이 없다”고 말했다.
최철호 위원(국민의힘 추천)도 “이 방송에 등장한 인물들이 공정한 인물이라 보기 어렵다. 최 목사만 하더라도 나름대로 좋은 일 한다면서 (김 여사의) 아버지 얘기하고 몰카 비용도 다 제공받아 연습을 해서 몰래 찍는다”고 주장한 뒤 “목사로서 자질을 의심케 하는 것이다. 어느 성경 말씀에 상대방을 그렇게 하라고 하나”라고 말했다.
‘명품백’이 아닌 ‘명품 파우치’라고 했어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문환 위원(한국방송기자클럽 추천)은 “정확성 측면에서 보면 ‘명품백’이 아닌 ‘명품 파우치’”라며 “네이밍부터 정확성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환 위원은 “이건 인정되지 않는 함정취재다. 자기가 함정을 파면 어떡하나”라며 “청소년이 있는데 가서 마약 좀 먹어봐 해서 마약 먹는 걸 찍어서 ‘애들이 마약 먹습니다’라고 하면 이게 보도가 되나. (명품백 영상은) 악의적 불법 취재”라고 말했다.
도이치모터스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모녀가 23억을 벌었다고 보도한 것에도 심의위원들은 비판했다. 최철호 위원은 “법원이 판결문에서 (부당이익을 올린) 일당들과 (김 여사의) 인과관계가 맞지 않다고 했다. 이 금액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그런 내용도 보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권재홍 위원(공정언론국민연대 추천)도 “판사가 보기에 이것만 가지고 (부당) 이익을 취했다고 확정할 수 없어서 증거자료로 안 쓴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23억이 어떤 팩트를 가지고 있는지 추가 취재 했어야 한다. 지금까지 나온 의혹들만 나열해가며 한쪽 주장만 반복한 건 선거를 앞두고 (정부에) 부정적 이미지를 씌우기 위한 전형적인 편파 보도”라고 말했다.
이미나 위원(한국미디어정책학회 추천)은 “해당 프로그램이 직접적으로 선거와 관련이 있는지 아직도 헷갈린다”며 “다소 동떨어진 내용은 선방심의위가 심의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의결보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반으로 법정제재를 전제로 한 의견진술이 의결됐다. 22대 총선 선방심의위 임기는 5월10일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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