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 타도’ 선명성으로 돌풍…비례대표 12석 확보
선거 후 첫 일정으로 대검 앞서 김건희 수사 촉구 기자회견
“사정 대립 정국…팬클럽들 가만히 있겠느냐” 우려 제기돼
제22대 총선을 한 달 앞두고 등장한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현실이 됐다. 조국 대표가 이끄는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12석을 확보하며 원내 3당으로 자리잡게 됨에 따라, 사안에 따라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정권 타도’를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극단적인 진영 및 대결 정치를 더욱 극심하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24.25%의 지지율을 얻어 비례대표 의석 12석을 확보했다. 조국혁신당의 약진은 적지 않은 유권자들이 더불어민주당 보다 강경하고 전투적인 성향의 정당을 원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국혁신당은 초반부터 ‘정권 심판론’을 주창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으로 끌어내리겠다는 뜻으로 “3년은 너무 길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윤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특검법을 공약하고, ‘정권 무력화’ 등의 거침없는 언사를 구사하며 강성 진보 성향을 드러내왔다.
조 대표는 전날 오후 출구조사 발표 직후 “(22대 국회)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들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며 “선거운동 과정에서 약속드렸던 것을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실천해 옮기겠다. 더 빠르게, 더 강하게, 더 선명하게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이 총선 이후의 첫 일정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 기자회견으로 잡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초동은 2019년 조 대표의 입시 비리 의혹 검찰 수사가 진행됐을 때 ‘조국 수호’와 ‘조국 구속’을 각각 주장하는 찬반 집회가 열렸던 곳이다.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자 등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검찰도 이번 총선에서 확인된 뜨거운 심판이 자신들과 무관하지 않은 점을 잘 알 것”이라며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명품백 수수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조국혁신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인지하고 수용하는 대통령이라면 감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조 대표를 비롯한 조국혁신당이 총선 이튿날부터 강성 기조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극단적인 진영 정치와 대결 정치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경민 전 의원은 이날 YTN 방송에서 “이제 사정 대립의 정국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며 “사정 정국이 펼쳐지게 되면 각 팬클럽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가령 조국 팬클럽, 이재명 팬클럽 윤 대통령과 한동훈 팬클럽 가만히 있겠느냐”고 예측했다.
신 전 의원은 “21대 국회의 재판 내지는 질적으로는 더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정국은 굉장히 더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의 행보가 조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에서 “조 전 장관은 개인적인 사법리스크가 대법원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 전 장관 입장에서는 대법원이 주저하게 만들던지, 누군가 진보진영에서 빠르게 대권을 잡아서 본인을 여론의 힘으로 사면시켜 주길 바라던지 해법이 둘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3년은 길다’라는 구호처럼 빠르게 정권을 타도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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