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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법 방송이 선거심의? 이상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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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합뉴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합뉴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에서 ‘김건희 특검법’, ‘이태원 특별법’ 등 방심위에도 중복 접수된 선거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안건을 심의해 월권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방심위가 해명을 내놓았지만 해명도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성옥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은 지난 9일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방송소위)에서 “방심위 신속심의로 올라온 안건과 선방심의위 안건으로 올라온 안건이 41건 중복돼 있다”며 “내가 받은 리스트엔 선방심의위 ‘상정 예정’이라고 표시돼 있다. 선거방송 심의로 예정돼 있으니까 방심위에서 심의하지 말라는 것 아닌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방심위는 신속심의(재적위원 3분의 1 이상 동의 필요)에 대한 의견을 묻기 위해 위원들에게 민원 리스트를 회람시키는데 리스트에 적시된 민원들이 방심위의 협의가 없는 상태에서 선방심의위 ‘기상정’(상정완료), ‘상정예정’ 등으로 이미 이첩됐다는 것.

윤 위원이 언급한 41건엔 ‘김건희 특검법’, ‘이태원 특별법’, ‘방심위 제재’ 등 선거와 관련성이 떨어져 선방심의위 ‘월권’ 논란이 일었던 안건과 과잉 징계 논란을 부른 MBC ‘파란색 1’ 등 심의 민원이 포함됐다.

▲ 지난달 28일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잇따른 중징계를 받고 있는 MBC·CBS 언론인들이 심의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며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선방심의위 해체’를 촉구했다. 사진=박재령 기자
▲ 지난달 28일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잇따른 중징계를 받고 있는 MBC·CBS 언론인들이 심의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며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선방심의위 해체’를 촉구했다. 사진=박재령 기자

윤 위원은 “선방심의위 운영규칙에 따르면 선방심의위원장이 아닌 방심위원장이 선방심의위 회의를 소집하게 돼 있다”며 “방심위원장이 선방심의위원장에 안건을 미리 통보하는 것이다. (류희림 위원장도) 안건을 매주 보고 받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선방심의위는 아무런 행정 지원 시스템이 없다”며 “원래 하던대로 방심위원장이 회의 소집과 안건을 통과시키는 형식적인 절차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원인이 심의 신청 당시에 선거방송으로 심의를 해달라고 의사를 표현한 경우에 우선적으로 선방심의위에서 안건으로 다루는 것이다.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원인이 선거방송으로 심의를 요청한 경우 선방심의위가 우선 심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무처는 윤 위원이 지적한 41개의 안건을 방심위가 심의할 수도 있었다는 답변을 내놨다. 사무처는 “방심위원님들이 참고하실 수 있도록 많은 정보를 제공해 드리기 위해 선방심의위 ‘상정예정’이라는 걸 표시한 것”이라며 “방심위원님들이 이를 참고하셔서 만약 방심위에서 신속심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시면 그에 따라 별도로 제의해 주셔도 된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사라진 줄 알았던 ‘가짜뉴스센터’, MBC ‘파란색 1’ 신속심의 창구로]

이는 앞선 방심위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앞서 방심위는 지난 5일 미디어오늘 보도에 대한 해명자료에서 “방송심의와 선거방송심의 모두 신청된 때에는 선방심의위가 우선하여 심의하고 있다”며 “이 경우 자연스럽게 방심위는 심의를 하지 않기 때문에 중복될 수 없다”고 밝혔다. 9일 사무처 입장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그 결과 ‘김건희 특검법’, ‘이태원 특별법’ 등의 방송들은 모두 선방심의위에서 신속한 심의를 진행했고 방송사 중징계로 이어졌다. 선방심의위는 방심위보다 빠른 심의와 징계가 가능하다. 방심위는 심의 요청이 오면 방송소위에서 법정제재를 의결하고 전체회의에서 다시 한 번 의결을 확정하는 구조다. 반면 선방심의위는 확정절차(전체회의)가 따로 없어 법정제재를 의결하면 바로 징계가 결정된다. 민원이 접수되고 심의에 나서는 시간 자체도 선방심의위가 빠르다. 별도 신속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방송소위는 심의 절차가 1년 정도 걸리는 경우도 있다.

윤 위원은 방심위와 중복될 경우 선방심의위가 우선 심의한다는 방심위 해명자료에 8일 반박하며 “무슨 기준으로 선거와 무관한 이태원 특별법, 민원사주 안건 등을 선방심의위 안건으로 분류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방심위 해명자료대로라면 방심위원이 (중복 안건을) 심의할 수 없도록 한 것”이라며 “선방심의위 안건상정 절차에 대해 류희림 위원장은 개입할 수밖에 없다. 또 선방심의위 안건과 방심위 안건을 분류하여 혼선을 겪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방심위는 11일 미디어오늘에 “방심위 출범 이후 선방심의위에서 먼저 심의 중인 사안을 방심위가 심의하겠다고 제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만약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때에는 해당 건에 대해 방심위원의 제의가 있었다는 점을 선방심의위에도 보고해 양 위원회가 중복심의를 피하기 위한 조정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선방심의위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 관련 방송을 심의하는 임시기구로 방심위와 중복제재가 불가능하다. 방심위는 선방심의위원 추천 단체를 선정할 수 있어 통상 여야 방심위 상임위원들이 추천 단체를 협의해 정했지만 야권 추천 상임위원이 임명되지 않아 여권 추천 상임위원 2인(류희림·황성욱)만의 결정으로 추천 단체가 공정언론국민연대, 한국방송기자클럽 등으로 바뀌었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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