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함’이 빚어낸 대역전승이다.
경기 화성을은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구다. 제13~21대까지 총 9차례의 국회의원선거 가운데 보수당 의원이 당선된 것은 17대 재보궐선거와 18대 선거 두 차례(모두 한나라당) 뿐이다. 자연히 보수 진영에는 선뜻 발 들이기 어려운 ‘험지’로 작용한다.
‘젊은 보수’를 표방하며 지난 1월 20일 출범한 개혁신당의 이준석(39) 대표가 이 화성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참패’로 예상됐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11일 제22대 총선 결과가 굳혀졌다. 이준석 후보는 총 51,856표(42.41%)를 얻으며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3,278표 차이로 꺾었다. 이준석, 승리의 비결은 무엇일까. 중론은 ‘절박함’으로 좁혀진다.
“죽기보다 낙선이 더 싫다”며 실시한 48시간 무박 유세, 처음 공석에 모습을 드러내며 ‘아들’ 지원 사격에 나선 부모님,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이준석 후보는 분명 여론을 자극했다.
이준석의 발로 뛰는 ‘절박함’에 대한 화성 주민들의 증언도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네이버 카페 ‘동탄2신도시 분양’에는 이준석이 자필로 쓰고 그린 것으로 알려진 선거 공보물 사진을 다수 올렸다.
사진 속 공보물은 모두 9페이지. “동탄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이준석이 드리는 약속!”이라는 문구와 함께 동탄 교육, 문화, 교통에 대한 공약이 빼곡히 적혀 있다. 개혁신당의 대표색상인 주황색이 포인트 색상으로 사용됐다.
동탄 주민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 “이준석 이번에도 지면 끝난다 싶었는지 지역구 아파트 단지 다 돌아다니면서 주민들 만나서 민원 받고 다 정리해서 단지별 공약 세웠다”고 설명했다. 또 민주당 측 공 후보가 “유세, 토론 안 하고 지역에 관심 없어 보였다. 여론조사만 믿고 안일한 티 냈다”고 예고된 결과로 여겨졌다고 전했다.
이로써 이준석 후보는 ‘3전4기’를 이뤄내며 제22대 국회에 입성한다. 벌써 다음 대선에 대한 관심을 적극 드러내며 활발한 행보를 예고했다.
한편 제19·20·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경기 화성을에 내리 당선된 건 이원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 의원은 지난 1월 10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2월 9일 개혁신당에 입당했다. 경기 화성정에 출마했으나 3위로 낙선했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