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 최대 승부처 중 하나로 꼽혔던 경기 성남시분당구갑 선거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열세로 나온 출구조사 결과를 뒤집고 승리를 거뒀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안 당선인은 53.27%(8만7315표)의 득표율로 46.72%(7만6578표)를 득표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에 성공했다.
극적인 승리였다. 전날 오후 6시 투표 종료 후 발표된 지상파 3사(KBS·MBC·SBS) 출구조사 결과에선 안 당선인이 47.2%로 이 후보(52.7%)와 견줘 열세였다.
총선 국면 초반엔 안 당선인이 크게 앞선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총선에 임박하더니 상황이 달라졌다. 여러 여론조사기관이 안 당선인이 이 후보에게 밀린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급기야 본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도 안 당선인이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개표 결과는 달랐다. 사전투표에선 이 후보(3만 9460표)가 안 당선인(3만 3046표)을 다소 앞섰지만, 본투표에서 선거구 내 11개동 모든 곳에서 안 당선인이 이 후보를 따돌린 것. 결국 안 당선인은 1만표가 넘는 격차로 이 후보를 제압하고 당선의 기쁨을 맛봤다.
출구조사는 왜 빗나갔을까. 사전투표에 적극 나서지 않는 ‘샤이 보수’가 결집해 국정 안정론에 힘을 실어줬을 가능성이 있다. 분당 판교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안 당선인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결과였을 수도 있다. 안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곳이 보수 텃밭임을 다시 확인시켜준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 당선인이 지역구 현역으로서 높은 인지도를 보인 점도 선거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강원지사를 지낸 거물 정치인인 이 후보는 원래 서울 종로 선거구에 출마하려고 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인 곽상언 변호사가 해당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그는 “내가 어떻게 (곽 변호사와) 경쟁하겠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종로 출마를 접고 당의 뜻대로 안 후보 경쟁자로 나서야 했다. 그런 만큼 적어도 지역구에선 안 당선인이 견줘 인지도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안 당선인은 “먼저 분당·판교 주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린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서 주민들께서 정말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배운 소중한 시간이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 마음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를 경험했다”며 “민생 문제 해결하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앞으로 나가야 하는 책무를 지닌 것이 정부 여당이다. 그 책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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