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0일, 광주 북구종합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는 개표사무원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30년 만에 다시 도입된 수검표 절차로 인해 사무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개표가 시작된 지 두 시간이 지나자 사무원들은 투표용지를 한 장씩 꼼꼼히 살펴보며 분류 작업에 몰두했다. 하지만 일부 사무원들 사이에서는 “이걸 일일이 다 확인해야 하나”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사무원은 “하다 보면 익숙해지고 손도 빨라지지 않을까?”라고 말했지만, 동료들의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개표소 주변에서 만난 공무원들 역시 수검표 도입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한 공무원은 “투표지 분류기 정확도가 99.9%인데 꼭 수검표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새벽 2~3시면 끝나던 총선 개표가 아침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차라리 투표사무원이 더 낫다는 동료들이 많아졌다”며 개표 지연에 따른 피로 누적을 우려했다.
경찰과 소방 등 개표 지원 인력들도 늦어지는 개표로 인해 비상근무 시간이 길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한 개표사무원은 “수검표 도입으로 지난 총선보다 3시간은 더 늦게 끝날 것”이라며 “새벽 내내 개표를 해야 한다니 암담하다”고 토로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지 분류기로 1차 분류 후, 개표사무원들이 육안으로 재확인하는 수검표 절차가 추가되었다. 특히 역대 최장 길이인 51.7cm의 비례대표선거 투표지는 분류기에 들어가지 않아 전량 수검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개표 지연과 사무원들의 노동 강도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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