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바이든-날리면’ 관련 보도로 MBC에 5번째 법정제재가 예고됐다. 의견진술로 나온 MBC 제작진은 “심의 형식을 빌려 괴롭히기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9일 방송심의소위원회(방송소위)를 열고 ‘바이든-날리면’ 후속보도인 MBC ‘뉴스데스크’(1월12일)에 법정제재 ‘주의’를 과반으로 의결했다. 최종 제재 수위는 차후 전체회의에서 확정된다.
해당 방송엔 <“MBC ‘바이든 향해 비속어’ 정정보도 해야”>, <대통령 실제 발언 판단 없이 “정정하라”… 근거는?> 등의 리포트에서 비속어 논란 관련 법원의 1심 판결에 MBC에 유리한 주장을 선택적 방송했고, 비속어 논란 당일 보도에 국회 앞에 ‘미국’이라는 자막을 사용했지만 이 사실을 숨긴 채 보도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위반 조항은 객관성 및 공정성이다.
황성욱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법원의 주요 논거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법조인도 굉장히 많은데 빠졌다. 대단히 일방적인 당사자(MBC) 입장만을 전달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문재완 위원(윤석열대통령 추천)도 “법원 결정의 내용은 객관적으로 소개돼야 한다. 법원에서 문제가 됐던 ‘미국’ 자막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자의적으로 빼버렸다”고 지적했다.
류희림 위원장(윤석열대통령 추천)도 “외교부 쪽의 대리 변호사는 반드시 집어넣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회사에 유리한 주장만 찾아서 넣은 자사 편파 보도”라고 말한 뒤 ‘주의’ 의견을 냈다. 류희림·황성욱·문재완·이정옥 4인이 ‘주의’ 의견을 내면서 과반으로 법정제재가 의결됐다.
윤성옥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은 “법원 결정문을 보면 MBC가 어떤 의도를 갖고 다른 언론과 국민을 유도한 측면이 있다고 하는데, MBC의 ‘바이든-날리면’ 보도가 어떤 근거로 다른 언론사들을 유도했는지 오히려 법원에게 묻고 싶다”며 “당사자(MBC)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비판하는데, 상대방 당사자는 대통령이다. MBC와 대통령 양 주체를 봤을 때 누구의 이익을 더 보호해야 하는 것인가. 심의할 때 고려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한 뒤 ‘문제없음’ 의견을 냈지만 소수였다.
윤 위원은 “지난주 11차 방송소위 시청자 민원 사항을 보면 TV조선 12건, 채널A가 9건이 심의 안건으로 올라오지 않았다. 이 방송들도 패널 구성이 불균형하다고 시청자 민원이 들어오는데 올라오지 않는다”며 “MBC만 반대 입장을 다루지 않았다고 중징계 내리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의견진술자로 나온 박범수 MBC 뉴스룸 취재센터장은 심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센터장은 “‘바이든-날리면’ 심의가 중복돼서 진행되고 있다. 이게 정상적 상황인지 문제제기 하고 싶다”며 “심의 형식을 빌려 괴롭히기를 하고 있다. 징계와 벌점을 누적시켜 MBC의 지속성을 흔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 같은 징계를 중단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 센터장은 “저희는 지금도 ‘바이든’이라 생각하고 ‘미국’ 국회를 지칭하는 것이라 본다. 그런 사실을 기초로 했을 때 ‘미국’이라는 자막을 별도로 언급했어야 했나 문제는 좀 다른 문제”라며 “법원 판결에 대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저희 입장이 이미 보도됐다. 법원에서 지적하는 부분을 저희가 의도적으로 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차후 전체회의에서 MBC ‘뉴스데스크’(1월12일) 방송에 대해 법정제재가 확정되면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관련 보도로 MBC가 받는 5번째 법정제재가 된다. 앞서 방심위는 △2022년 9월22일 △2022년 9월26일~29일 △2022년 9월30일~10월5일 방송에 법정제재를 의결했고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역시 ‘바이든-날리면’ 논란을 포함해 민원이 들어온 △2024년 2월20일, 27일 보도에 법정제재를 의결했다.
방심위 제재 수위는 낮은 순서부터 행정지도 ‘의견제시’, ‘권고’, 법정제재 ‘주의’, ‘경고’, ‘관계자 징계’ 또는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 ‘과징금’ 등의 단계로 구분된다. 중징계로 인식되는 법정제재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사 재허가·재승인시 감점 사유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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