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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반도체 산업 지원에다 대만 TSMC의 일본 진출 등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일본 내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들이 앞다퉈 증설에 나서고 있다. 세계 주요국들이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 힘쓰는 가운데 ‘반도체 왕국 부활’을 향한 일본 산업계의 변화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화학기업 신에쓰화학이 56년 만에 자국에 제조 거점을 신설, 반도체용 소재를 생산하기로 했다. 새 공장은 군마현 이세사키시의 약 15만㎡ 부지에 들어서며 총 830억엔(약 7400억 원)이 투입된다. 2026년 완공이 목표로, 포토레지스트(감광재)와 회로 원판 재료 등 반도체 웨이퍼의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소재가 생산된다.
신에쓰화학이 일본에 제조 거점을 세우는 것은 1970년 이바라키현 가시마(鹿島) 공장 이후 54년 만에 처음이다. 신에쓰화학은 포토레지스트 분야 세계 점유율 20%를 차지하는 기업으로 첨단 제품군에선 점유율이 40%를 넘는다. 현재 일본 니가타현 공장과 대만 공장 등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새 공장에서는 한국과 미국 등에 대한 수출 물량을 담당하는 한편 연구 개발이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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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이화학도 반도체 회로 원판 보호용 ‘페리클’을 생산하는 야마구치현 공장을 증설한다. 미쓰이화학은 50억~90억 엔을 들여 기존 제품보다 고사양 제품을 양산한다는 목표다. 생산 시점은 2025~2026년을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 다이닛폰인쇄가 최첨단 반도체 회로형성용 원판을 2027년부터, 일본산소홀딩스는 반도체 제조 때 쓰는 네온을 2026년께 국산화하기로 했다.
TSMC가 구마모토현에 1공장에 이어 2공장을 짓기로 했으며 일본 정부와 대기업들이 출자한 반도체 제조사 라피다스의 공장 신설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대형 반도체 제조사가 들어서는 지역을 중심으로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가운데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장비·소재 기업들이 잇따라 증설에 나서며 일본 정부의 ‘반도체 왕국 부활’ 시동이 탄력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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