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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전략이 된 ‘묻지마 고발戰’…”정치의 사법화 악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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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전략이 된 '묻지마 고발戰'…'정치의 사법화 악습'
8일 시민단체 사세행이 공수처에 접수한 고발장. 사진 제공 = 사세행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눈앞에 두고 여야 간 과열 경쟁이 무분별한 고발 전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각종 의혹과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수사 기관으로 이슈를 옮기며 정쟁의 도구로 악용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묻지마 고발’로 인해 수사력이 낭비되고, 정치의 문제를 사법의 영역에 기대는 ‘정치의 사법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공수처에 접수된 정치인 관련 고발장은 최소 5건 이상이다. 지방 검찰청, 경찰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고소·고발 건수는 수십에서 수백 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사세행)은 이날 오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진은정 변호사 등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지난해 서울 강남구 중학교에서 남학생 5명이 여학생 1명을 집단으로 폭행했다는 신고가 있었으나 다음날 오인 신고로 취소됐다”며 “한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시절 자녀의 학교에서 발생한 학교 폭력을 은폐하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자신의 배우자인 진은정을 통해서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보수 시민단체도 선거 하루 전날인 9일 대검찰청에 박은정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의 남편 이종근 변호사에 대한 추가 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은 “이 변호사가 과거 검찰에서 처리했던 다단계 사기범죄 사건 등을 수임했다는 의혹 제기가 있어 이에 대한 형사처벌을 요구하는 고발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거전략이 된 '묻지마 고발戰'…'정치의 사법화 악습'
국민의힘 이조심판 특별위원회 신지호 위원장과 최지우 법률자문위원이 2일 대검찰청에서 조국혁신당 박은정 후보 배우자 이종근 전 검사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선이 임박하자 당 차원에서의 고발도 우후죽순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5일 한 비대위원장의 아들을 상대로 학교폭력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강민정·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 등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앞서 국민의힘 이조(이재명·조국)심판 특별위원회는 2일 이 변호사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상대편 ‘흠집 내기용’ 고소·고발 등 이른바 ‘정치 사법화’에 따른 피해를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민 피해 예방이나 부패 척결 등에 쓰여야 할 검·경 등 사정기관의 수사력이 정치적 사건에 사용되고 있는 탓이다. 선거 시즌만 되면 ‘악습’처럼 되풀이되고 있는 소모성 고소·고발을 정치권 스스로가 자제해야 한다고 비판이 법조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치권의 과도한 경쟁이 무분별한 고소·고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매 선거때마다 반복되고 있는 선거운동의 전략이 돼 수사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실제 피해가 발생한 게 아닌 정치 공세 차원에서 고소·고발이 이뤄지는 등 정치권이 사법 기관을 가볍게 보는 경향이 차츰 강해지고 있다”며 “부정부패 척결 등 국민을 위해 쓰여야 할 수사력이 정치 공세에 이용되는 안타까운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제기한 고소·고발 사건은 왜 수사를 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정치권은 사법 기관에 대한 정치 중립성 논쟁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진수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고발 내용이 사실이냐 아니냐를 평가하기에 앞서서 그런 행위 자체를 유권자들이 ‘쓸모없는 정치적 행위’로 바라보게 돼 정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민 단체의 고발을 법이 보장하는 권리로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임재성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는 “고발은 제3자를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의혹 제기 수준일 수 밖에 없다”면서도 “특정 시민단체가 지속적으로 보여주기식 고발을 하고 언론을 통해 이슈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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