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외 직구 플랫폼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는 어린이 가방에서 기준치의 56배에 달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테무·쉬인(알·테·쉬) 등은 초저가(超低價) 상품을 앞세워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국내 안전 기준을 적용받지 않아 언제든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서울시는 알·테·쉬 등 해외 플랫폼 업체를 대상으로 안전성을 검사하고 소비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국내 소비자의 해외 직구액은 6조8000억원으로 전년(5조3000억원)보다 28.3% 늘었다. 기존에는 미국 직구가 대세였지만 작년에는 중국 직구가 48.7%를 차지했다. 알리의 경우 올해 2월 온라인 플랫폼 월간 활성 이용자수가 818만명으로 국내 2위를 차지했다. 후발주자인 테무도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알리서 파는 어린이 가방, 물놀이 튜브서 독성 물질 검출
서울시는 지난달 알리에서 판매율이 높은 어린이용품과 생활용품 31개의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8개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8일 밝혔다. 어린이용 가죽 가방, 어린이용 물놀이 튜브, 캐릭터 연필, 지우개 연필, 보행기, 목재 자석 낚시 장난감, 사탕 모양 치발기, 바나나 모양 치발기 등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어린이용 가죽 가방에서는 기준치의 55.6배에 달하는 프텔라이트계 가소제 4종(DEHP·DBP·DINP·DIBP)이 검출됐다. 프텔라이트계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가공할 때 사용하는 물질로 불임을 유발하는 독성이 있다. 특히 DEHP(디에틸헥실프텔라이트)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 발암 가능 물질(2B등급)이다. 어린이용 물놀이 튜브, 캐릭터·지우개 연필, 목재 자석 낚시 장난감에서도 기준치를 넘는 프텔라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유아의 입이나 피부에 직접 닿는 완구도 물리적인 결함이 있었다. 치발기 2개는 디자인과 형태가 기도를 막을 가능성이 높았고 작은 힘에도 쉽게 손상돼 질식 위험이 있었다. 보행기는 제품의 틈에 베이고 끼거나, 낙상할 가능성이 있었다.
◇안전성 검사하고 유해 제품 공개
서울시는 ‘해외 온라인 플랫폼 소비자 안전 확보 대책’을 마련했다. 알·테·쉬 등에서 소비자 구매가 많거나 피해 접수가 많은 제품을 중심으로 이달 넷째주부터 매주 안전성 검사 결과를 공개한다. 안전성 검사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과 국가기술표준원 인증기관에서 진행한다. 일상 생활에 밀접한 제품은 외부 인증기관(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ATRI 시험연구원·FITI 시험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다.
서소문청사에 해외 직구 상품에 대한 소비자 피해 전담 신고 센터도 운영한다. 상담과 구제 방안을 안내하고 필요 시 한국소비자원과 공조한다. 피해 사례는 핫라인(☎ 2133-4896)이나 120다산콜로 전화하거나 전자상거래 홈페이지(ecc.seoul.go.kr)에서 문의할 수 있다. 서울시는 소비자단체와 무분별한 저가 물품 소비 대신 지속 가능한 가치 소비를 위한 캠페인을 펼친다. 송호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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