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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강남’으로 불리는 분당에서 여야 주류 출신의 접전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4·10 총선의 격전지 중 한 곳으로 분류되는 경기 성남 분당을에서는 윤석열 정부 홍보수석을 지낸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현역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그룹 ‘7인회’ 소속 김병욱 의원이 맞붙는다. 경기 분당갑 의원이었던 김은혜 후보는 지역구를 옮겨 이곳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김병욱 후보는 이곳에서 3선에 도전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2~3일 이틀 간 경기 성남 분당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병욱 후보는 46%, 김은혜 후보는 42%의 지지율을 기록해 오차범위(±4.4%p) 내에서 두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7.9%였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정부·여당 원팀” 여당 후보 ‘추진력’ 강조한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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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현장에서 만나본 여야 후보들은 코앞으로 다가온 선거에 각각 주민들이 모이는 민생 현장들을 중점적으로 찾아다니며 사람들과 접촉하기 바빴다.
정자동의 한 사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로 선거운동을 시작한 김은혜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수내동의 한 재래시장 인근에 선 플리마켓을 방문해 여러 가게들과 물건들을 둘러보며 이곳의 상인들과 방문객들을 만났다.
길가에 줄을 선 점포 대열에 발을 들인 김 후보는 첫 번째로 찾은 식품 매장에서 땅콩기름과 주먹밥 등 시식하며 “너무 맛있다”를 연발했다. 상인들과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김 후보는 곧이어 옆 점포로 가 어린이 장난감과 팥주머니 손난로 등을 구경했다. 상인이 건네준 아기자기한 상품들을 손으로 만져본 그는 “이걸 손으로 다 하신 거예요?”라며 “가지고 놀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소시지와 떡을 꽂은 ‘소떡소떡’ 꼬치를 파는 한 가게에서는 음식을 구매해 먹기도 했고, 의류과 생활용품 등을 파는 점포에 들러서는 옷과 머플러, 작은 파우치 등 몇 가지 물품을 골라 준비해 온 장바구니에 담고 현금으로 결제했다.
김 후보를 만난 상인들은 “힘내세요”, “기운 내세요” 등 응원하는 목소리를 냈다. 특히 김 후보의 목소리가 쉰 것을 보고 “목소리 다 쉬셨네요. 건강 아끼세요”라고 걱정 어린 말을 건네는 상인도 있었다.
시장을 찾은 방문객들 중에도 김 후보를 알아보고 다가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주민은 “어디서 많이 보신 분인가 했다”면서 아는 척을 했고, 한 초등학생 무리도 다가와 사진을 찍기도 했다. 또다른 학생 무리도 “김은혜 맞느냐”, “저번에 식당에서 뵈었다”고 인사하고 사진을 찍어 갔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40대 주민 A씨는 “(김 후보를) 옛날부터, 앵커 시절부터 알고 있었다”면서 “(김 후보의) 신뢰도, 추진력을 높게 본다. 또 (기자 시절) 팩트를 굉장히 잘 다뤄주시고, 합리적이고 중도적으로 보도하시는 걸 보고 (좋은 평가를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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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는 기자에게 “(주민들로부터) ‘이번엔 꼭 이겨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8년 간 민주당이 집권하면서 ‘보수 성향이 강한 분당’은 옛말처럼 됐다. 실제 보수여도 보수라고 말 못 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하지만 분당 주민 분들께서 ‘김은혜와 함께라면 이길 수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해 주신다. 제가 이번에 반드시 승리해서 지난 8년 간 민주당이 집권했을 때와 국민의힘이 분당 주민과 함께 했을 때의 차이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또 “제 강점은 정부·여당 원팀의 힘”이라며 “여당과 야당 중 누가 진짜 재건축을 추진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재건축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선 선도지구 지정이 중요하다. 선도지구는 성남시장과 국토부장관이 협의를 거쳐 지정하게 되어 있다”면서 “정부·여당 원팀이 선도지구 지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21대 국회에서 국토위원회의 경험과 대통령실에서 만든 정부와의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해 ‘재건축 선도지구 전국 최다 지정’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구체적 성과 내는 정치인” ‘실천’ 강조한 김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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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구미동에서 아침인사로 선거운동을 시작한 김병욱 후보는 이후 점심시간 즈음에는 인근 한 마트 입구에 서서 장보기에 나선 주민들을 만났다.
김 후보는 마트에 들어서는 사람들을 향해 “안녕하세요. 김병욱입니다”라며 “많이 도와주십시오. 사전투표 부탁드립니다”라고 연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김 후보를 만난 주민들은 “열심히 하시고 꼭 승리하시길 바랄게요”, “꼭 이기세요” 등 응원의 말을 건넸다. 일부 주민들은 김 의원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며 반가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언급하며 “사람들이 ‘바이든 날리면’에서 ‘바이든'(이라고 하는 것)도 나쁘고 ‘날리면'(이라고 하는 것)도 나쁘다고 한다. 민주당은 왜 적극적으로 (문제점을) 어필 안하냐. 더 (홍보를) 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마트를 찾은 주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식당으로 이동해서는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방문객들의 식탁을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라고 인사를 건넸다.
한 노년 남성에게 다가가서는 “식사량이 많으신데 체격도 좋으시다. 건강이 좋으신가보다”라고 칭찬을 하기도 했다.
이날 식당에서 만난 수내동 거주민 50대 B씨는 “상대 후보는 도지사 떨어지고 여기에 나온 건데, 김 후보는 아무 사심 없이 분당을 위해 예산 따 와서 지역을 위해서 노력하시더라”면서 “김병욱 후보가 마음에 들어서 친구들이나 지인들한테 이번에 김 후보가 꼭 돼야 한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김병욱 후보가 당선될 것 같다. 나이 드신 분들이 민주당을 안 좋아했는데 요새는 반응이 좋다”며 “내일(5일) 사전투표하는데 저도 적극적으로 아는 사람들한테 많이 사전투표 꼭 하라고, (김 후보를 뽑으라고) 이야기할 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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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는 일정을 마치고 기자와 만나 “옛날에는 (만나는 주민들이) ‘열심히 하세요’, ‘분발하세요’ 이런 단어들을 참 많이 쓰셨는데, 요즘에는 ‘꼭 이기세요’, 이런 말씀을 정말 많이 하신다”며 “그만큼 이번 총선에서 꼭 이겨야 된다는 간절한 본인의 생각을 후보인 저를 통해서 표시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강점으로는 “저는 아무래도 23년 동안 진짜 분당 사람으로서 분당에 살아왔고 두 아들을 모두 분당에서 키웠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주민들을 만났다”며 “만나면서 주민들의 바람, 주민들의 생각, 주민들의 정서가 어떤 것인지를 누구보다도 스스로 잘 느끼고 있고 그것을 구현하려고 하루에도 두세 번씩 여의도와 분당을 오가면서 열심히 의정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성과를 내는 점이 있다. 분당이 옛날에는 국민의힘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곳이었는데, 김병욱이라는 사람이 나타나서 성과와 일로서 보여주다 보니까 ‘국회의원 잘 뽑으면 우리 동네가 바뀌는구나’ 이런 생각들을 주민들이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주민들께서 그렇게 평가해 주시는 부분을 제가 잘 계승해서 앞으로도 말로서 하는 정치가 아니라 실제로 제가 발품을 팔아서 예산도 확보하고 실질적으로 성과를 내는 정치인이 되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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