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4·10 총선이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 주요 권역별 판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개헌 및 탄핵 저지선(101석)을 뚫느냐, 막느냐에 따라 윤석열 정부의 국정 후반기 운명이 달려서인지 여야 모두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의 결연한 결기를 보여 쉽게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윤석열 정권 심판 여론과 이에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 지지자들의 결집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경합 지역이 지속해 확대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에 여야 모두 ‘뚜껑을 열기 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쳐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감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254곳의 판세를 각각 90~100석, 110석+α로 점쳤다. 양당은 50여곳을 안갯속 접전지로 보는데는 인식을 같이 했다.
낙관론 펴면서도 ‘개헌 저지선’ 위태롭게 바라보는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전국 55곳을 3~4%p 이내의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는 접전지로 규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15곳, 인천과 경기 11곳, 부산·울산·경남 13곳, 충청 13곳, 강원 3곳이다.
국민의힘 정양석 중앙선거대책부위원장은 지난 4일 “초박빙 지역에서 상당수 선방하면 국민의힘이 반드시 승리한다”면서도 “결코 안심하거나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여기서 무너지면 개헌 저지선마저 뚫릴 수 있다”며 “국민의힘이 이대로 주저앉으면 3년간 식물정부가 된다. 그렇게 되면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일 전국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서울 지역 우리 당 지지율이 올랐고 인천·경기도 지표가 좀 역전됐다”면서 “그동안 우리 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 소극적이었거나 숨은 의사가 덜 반영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기존 전망치인 여당 우세 지역구 최저 ‘82석’보다 많다는 낙관론도 보이고 있다. 홍석준 종합상황실 부실장은 “우세지역, 경합지역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이 긍정적인 판세를 점치고 있지만 최근 선거 상황은 쉽지 않다.
앞서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 지역별 자체 여론조사에서 자당 후보와 상대 후보가 ±5%p 차이가 나는 곳을 ‘경합 지역’으로 분류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해당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경합이나 우세 지역에서 열세로 돌아선 곳도 여럿 있다”고 비관적 전망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여당 열세론’이 퍼지자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보수층의 결집에 기대를 걸며 국민의힘이 사전투표 전날 서둘러 자체 판세 분석을 공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10석+α’ 유지한 민주당…관건은 표정관리
민주당도 사전투표 전날인 지난 4일 판세 설명 브리핑을 통해 전국 지역구 254곳 중 110곳에서 확실히 우세하고, 약 50곳에서 국민의힘 후보와 경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흐름을 보면 민주당이 하향하다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 분위기가 확대되면서 상승 국면을 맞이했다는 자체 해석을 내놨다.
하지만 선거가 목전에 다가서면서 양당 지지층이 결집, 경합 지역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표정관리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의석수 전망치를 상향하지 않고 오히려 “경합지가 확대되고 있다”며 막판까지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이재명 대표도 마찬가지다. 앞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범야권 200석에 대한 언급이 나온 것에 대해 지난달 29일 유튜브 방송에서 “과반수를 넘어 압도적 다수 얘기를 하시는데 정말 큰일 날 얘기”라며 “보수결집을 노린, 민주개혁 진영의 방심, 교만을 노린 작전이자 일종의 음모”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민주당 200석을 언급하며 ‘개헌 저지선’이 위태롭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 전략은 페이스북 또는 문자 등을 통해 ‘위기입니다’, ‘사전투표에 투표해달라’고 호소할 것”이라며 “지지층의 투표율 참여를 적극화해서 경합 지역을 이겨보겠다는 속셈”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민주당 한병도 전략본부장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여전히 선거 판세는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한 표 승부”라며 “박빙 지역이 워낙 많고 또 연령대별 투표율, 막판 보수 결집 등의 변수를 감안했을 때 예측이 어려우나 과반 달성을 목표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수도권뿐만 아니라 PK에서도 경합지가 확대되고 있다. 한 본부장은 “최근 윤석열 정부를 반드시 총선을 통해 심판해야겠다는 여론은 지역 구분 없이 전국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경합지를 수도권과 PK로 분석했다. 최근 경기 안산갑 양문석 후보와 수원정 김준혁 후보의 편볍 대출과 막말 논란으로 경기 지역 민심이 요동치고 있지만 “경기도에서 최근 큰 변화는 감지 되고 있지 않다”며 판세 유지를 전망했다. 또 예상한 인천 1~2석 감석을 유지했다.
한 본부장은 남은 기간 총선 전략에 대해서 “투표율이 총선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투표율이 65% 이상이면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윤석열 정부 심판을 위해 모든 국민들이 투표장으로 나와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살얼음판’ 한강벨트…실제 뚜껑 열어봐야
여야 모두 총선 승패를 가를 핵심 승부처로 꼽은 곳은 한강벨트와 낙동강 벨트다. 그래서인지 사전투표 전날인 지난 4일 여러 매체가 내놓은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경합세가 두드려졌다.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일 6일 전부터 투표 마감시각까지 정당 지지율이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할 수 없는 깜깜이 기간이다. 하지만 지난 3일 밤 12시까지 조사된 결과는 공표할 수 있기에, 지난 4일 발표된 지표가 최근 민심의 동향을 읽을 수 있는 주요 가늠자다.
먼저 한강벨트는 △용산 △마포갑·을△중성동갑·을 △광진갑·을 △동작갑·을 △영등포갑·을 △강동갑·을 △양천갑·을 15개 지역구가 있는 곳으로 중도와 부동층이 밀집해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강남은 국민의힘, 강북은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기에 한강벨트에서 최종 승패가 갈릴 수 있어 여야 모두 역량을 집중하는 핵심 지역이다. 실제로 여야의 판세 분석과 공표된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이 한강벨트가 접전지로 예상된다. 한강벨트에 포함된 15개 지역구 중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대다수 오차범위 내 경합을 벌이고 있지만 보수적으로 예측할 경우 국민의힘 우세가 전망되는 지역구는 1곳이며 민주당은 3곳으로 분석된다.
한강벨트에서 국민의힘이 우위를 차지한 지역은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한 서울 동작을이다. 조선일보·TV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지난달 의뢰한 22~24일 조사(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면접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결과에 따르면 나 후보가 44%를 얻어 민주당 류삼영 후보(34%)를 앞섰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도 해당 지역구를 우세 지역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나 후보가 류 후보를 11%p 격차로 앞섰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MBN·매일경제신문이 의뢰해 넥스트리서치가 지난 1~3일 조사한 결과(유권자 500명, 응답률 15.6%, 무선전화면접 100% 무선전화번호 휴대전화 가상번호 비율,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에 따르면 나 후보는 53%, 류 후보는 42%의 지지율을 얻었다.
한강벨트에서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는 지역구는 서울 마포을·중성동갑··강동을 등이 있다.
마포을에선 민주당 정청래 후보가 국민의힘 함운경 후보를 오차범위 밖인 17%p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4~25일 서울 마포을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26일 공개한 여론조사(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응답률 12.9%)에서 ‘내일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정 후보는 47%, 함 후보는 30%였다.
중성동갑은 민주당 전현희 후보가 국민의힘 윤희숙 후보를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2일 중성동갑 유권자 5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응답률 18.1%)에서 전 후보는 48%, 윤 후보는 36%를 기록해 12%p차이로 오차범위 밖에서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구를 뺀 9곳은 여야 후보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 중이다. 선거 막바지가 다가올수록 우세였던 지역도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어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 쉽게 단정 짓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전통적 텃밭’ 낙동강벨트…‘혼전’ 예상
국민의힘 텃밭인 낙동강벨트를 포함한 부산·울산·경남(PK) 민심이 심상치 않다. 40석이 걸려 있는 PK 선거 승패의 가늠자라고 불리는 낙동강벨트는 낙동강과 인접한 지역구들로 부산 북갑·을, 강서, 사하갑·을, 사상, 경남 양산갑·을, 김해갑·을 등 10곳이다. 국민의힘 텃밭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과 양산 평산마을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저가 있어 진보층 표심 결집 효과가 작용할 수 있기에 국민의힘에서도 불안해하고 있는 지역이다.
또 역대 총선에서도 이 지역은 여야의 최대 격전지였다. 사전투표 전날인 4일 여러 매체가 내놓은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낙동강 벨트’의 경합세가 두드러져 어느 후보도 확연한 우세를 장담하지 못하는 혼전이 예상된다.
부산일보와 부산MBC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2일 조사한 결과(휴대전 화 가상번호를 활용해 ARS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북구을(유권자 501명, 응답률 8.5%)에서 민주당 정명희 후보(48.7%)와 국민의힘 박성훈 후보(45.2%)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고 부산 강서(유권자 503명·응답률9.0%) 민주당 변성완 후보(47.6%)와 국민의힘 김도읍 후보(46.3%), 경남 양산을(유권자 502명·응답률 10.5%) 민주당 김두관 후보(49.5%)와 국민의힘 김태호 후보(43.6%)도 오차범위 안에 있었다.
국민의힘의 경우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사상에서 김대식 후보(54.1%)가 민주당 배재정 후보(39.7%)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부산일보·부산MBC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2일 실시한 조사(유권자 500명, 응답률 8.2%, 통신사에서 제공받은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해 ARS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에서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낙동강벨트 현역 의원이 있는 사하갑(최인호)과 북갑(전재수)을 유지하면서 추가 의석을 기대하고 있다.
국제신문·부산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1∼24일 진행한 여론조사(유권자 500명, 가상번호 내 무작위 추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결과 사하갑(응답률 17.1%)에서 민주당 최인호 후보(50%)가 국민의힘 이성권 후보(39%)를 11%p차로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북구갑(응답률 15.5%)에서도 민주당 전재수 후보(53%)가 국민의힘 서병수 후보(36%)를 17%p 차이로 오차 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한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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