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XF The Fashion 성인 페스티벌’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당초 경기도 수원시에서 개최하려다 반대에 부딪혀 파주로 장소를 옮겼지만, 파주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시장이 직접 나서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가 하면 행사 무산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 성인영화(AV) 배우들이 무대에 서는 성인 페스티벌이 파주시 문산읍 케이아트스튜디오에서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김경일 파주시장이 5일 공식 입장문을 냈다.
김 시장은 입장문에서 “어제(4일)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여성친화도시이자 성평등 도시인 파주시에서 성인 페스티벌이 개최된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성인 페스티벌은 당초 수원시에서 개최하려 했다가 수원시와 여성 단체 등 시민단체, 학부모들이 나선 덕분에 무산된 바 있다”며 “이에 주최 측에서는 파주시에서 성인 페스티벌을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그는 “파주시는 그간 여성친화도시로서 젠더 폭력 예방 및 성 평등 인식 확산을 위해 공직자는 물론이고 시민이 참여하는 교육, 캠페인 등 다양한 특화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고자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특히 올해부터는 교육청과 협력해 학생, 교원, 학부모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젠더 폭력 예방 교육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성을 상품화하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함으로써 잘못된 성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성인 페스티벌이 파주시에서 열리게 된다면 그간 파주시가 적극적으로 만들려 했던 성 평등한 사회 구축은 요원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파주시는 성인 페스티벌 개최를 결사반대하며, 가용 가능한 행정력을 동원해 시민들과 함께 성인 페스티벌을 막아내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성인 페스티벌에는 일본 AV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과 성행위의 상품화를 통해 왜곡된 성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 “‘여성친화도시 파주’의 완성을 양보할 생각이 없음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사 개최 장소를 제공한) 케이아트 스튜디오 대표에게 부탁드린다. 전국적인 이슈가 된 성인 페스티벌이 케이아트 스튜디오에서 개최된다면 이에 반대하는 여성 단체 및 시민단체를 비롯한 파주시민의 지탄을 피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성인 페스티벌 대관을 전면 재검토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했다.
또 “마지막으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파주시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수원시에서 이미 무산된 성인 페스티벌이 파주시에서 개최되는 걸 함께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플레이조커(주최사)와 한국성인콘텐츠협회(주관사)가 마련한 이번 성인 페스티벌 행사는 당초 이달 20~21일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수원메쎄 2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원시와 여성단체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장소 대관을 진행하기로 했던 수원메쎄가 주최 측에 계약 무효 해지 통보를 했기 때문이다.
주최 측은 행사를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상황에 이런 일이 벌어지자, 부랴부랴 새 장소 섭외에 나섰고, 파주로 개최지를 옮겼다. 계약을 해지한 수원메쎄와 행사 진행을 방해한 수원시, 여성단체 측엔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다.
이번 성인 페스티벌은 성인용품 체험 부스 운영, AV 배우 팬사인회, 란제리 패션쇼 등으로 꾸며진다. 참가자는 성인 인증을 거쳐 입장료를 내고 참여할 수 있다. 주최 측 추산 참가 예정 인원은 약 1만 명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경기 광명시에서도 비슷한 부류의 ‘K-XF(Korea XEX Fantasy·코리아 성인 판타지)’라는 성인 엑스포 행사가 한 차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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