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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과 어제(4일) 단독으로 만난 전공의 대표, 현재 심각한 상황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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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일 오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비공개 긴급 총회가 열린 서울 모처에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과 회동을 가진 뒤 취재진을 피해 황급히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그가 대표해야 할 전공의들에게마저 원성을 듣고 있다. 박 위원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말까지 전공의들 사이에서 나온다. 전공의들의 험악한 분위기가 의정(醫政) 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 위원장은 지난 4일 오후 윤 대통령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2시간 20분간 만나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일 오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비공개 긴급 총회가 열린 서울 모처에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과 회동을 가진 뒤 취재진을 피해 황급히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둘의 만남은 대화의 물꼬를 텄단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다만 양측 온도 차가 뚜렷하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을 논의할 때 전공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박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란 짧은 글을 올려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둘의 만남 후 의료계에선 박 위원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당선인은 5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내부의 적이 외부의 거대한 적보다 나를 더 어렵게 만든다(A few enemies inside make me more difficult than a huge enemy outside)’란 글을 올렸다.

의료계는 임 차기회장이 지칭한 ’내부의 적‘이 박 위원장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임 차기회장 게시물엔 “단체의 장은 개인의 의견을 내는 자리가 아니고 전체 의견을 내야 하는 자리임을 잊지 않아야 하는데 박 위원장의 처신은 경솔했다. 인턴 대표와도 조율을 하지 않은 상태라면 내부분열이 결국 상대에게 이득을 주는 행동임을 박 위원장은 알아야 한다” 등의 의사 댓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앞서 임 차기회장은 ‘아무리 가르쳐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임 차기회장이 이처럼 박 위원장을 공개적으로 저격한 이유는 박 위원장이 의협과 협의하지 않고 윤 대통령을 만난 것은 물론 만나는 자리에 의협 관계자를 배석시키지도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5일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임 차기회장은 “앞으로 그 사람하고 더 얘기하고 싶지도 않다”라고까지 말했다.

전공의들도 뿔 났다. 박 위원장 탄핵에 동의해달라는 성명서가 전공의 사이에서 도는 지경이다.

해당 성명서엔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이) 대전협 비대위 내에서만 상의됐을 뿐 나머지 병원 대표들과는 사전에 총회나 투표 등의 방식으로 합의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병원 대표들을 비롯해 사전에 공지 받지 못한 1만여 명의 사직 전공의는 대담이 진행되는 내내 사전에 의사 반영이 되지 않고 비대위에서 독단적으로 행동했다는 것에 대한 분노와 무력감, 불안에 휩싸였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과 만난다는 것을 대전협에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회의 내용도 공유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성명서는 “앞으로도 사직 전공의들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항을 회원들에게 공지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강행할 위험성이 있어 탄핵안을 올리고자 한다”면서 박 위원장 탄핵까지 언급하고 있다.

이처럼 상당수 전공의가 박 위원장의 윤 대통령 단독 만남의 과정과 방식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는 만큼 의정 대화가 또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화가 멈추거나 대화 통로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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