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지자체에서 봄을 맞아 벚꽃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개화 시기를 맞추지 못해 ‘벚꽃 없는 벚꽃 축제’가 열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벚꽃은 개화부터 낙화까지의 기간이 일주일 정도밖에 되지 않는 꽃이다. 그래서 짧게 피는 벚꽃을 최대한 만족스럽게 감상하기 위해 해마다 많은 인파가 ‘벚꽃 명소’를 찾는다.
그런데 올해 벚꽃 개화 시기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확한 개화 시기 예측이 어렵다는 말이 특히 많다. 변덕스러운 기온과 일조량 부족으로 남부에서도 아직 벚꽃이 피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제주도 제주시에서는 왕벚꽃 축제를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진행했다. 문제는 지난 21일 벚꽃이 필 거라는 예측이 빗나가고 벚꽃이 만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도는 최근 기온이 평년과 비슷했지만 일조량이 부족하여 개화가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
축제를 준비하며 제주도는 왕벚꽃에 인공 조명을 쬐어 부족한 일조량을 메웠다. 길거리 공연, 벼룩시장 등이 예정되어 있는 상태여서 벚꽃이 덜 피더라도 축제를 미룰 수도 없는 판국이었다.
결국 축제는 예정대로 진행되었지만, 축제 당일에도 벚꽃은 만개하지 않아 ‘벚꽃 없는 벚꽃 축제’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말았다.
경남 창원시에서는 매년 전국 최대 규모의 벚꽃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도 창원시는 진해구 중원로터리 일대에서 벚꽃 축제를 연다. 축제 일정은 23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이다.
지난 주말 예정대로 축제가 개막했지만 24일 오전을 기준으로 개화율은 15% 정도에 그쳤다. 여기에 비까지 내려 축제 현장에는 방문객이 뜸한 모습을 보였다.
축제 관계자는 “올해 전국적으로 꽃이 빨리 핀다는 말을 듣고 축제를 일주일 앞당겼다. 그런데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갑자기 추워지면서 꽃이 제대로 피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창원시에서는 벚꽃 개화 상황에 따라 축제 기간을 연장한 적이 있기 때문에, 우선 상황을 지켜보면서 시와 협의해 축제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축제 기간을 아예 미룬 곳도 존재한다. 강원도 강릉시 교1동에서 21~23일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벚꽃 축제는 28~31일로 연기되었다. 원래 주변의 빌딩 조명으로 인해 꽃이 빨리 피는 편인데, 올해는 아직 꽃이 피지 않았다.
강릉 경포 벚꽃 축제도 개막 날짜를 오는 29일에서 다음 달 4일로 미뤘다.
충북 청주시는 축제 일정을 22~24일에서 29~31일로 미뤘다. 경북 경주시도 황남동에서 22~24일까지 벚꽃 축제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29~31일로 연기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주말 주요 벚꽃 관측 장소 13곳 중에서 개화한 곳은 한 곳도 없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다가도 비가 내리는 등 각종 변수가 있는 만큼, 다음 달 초는 되어야 벚꽃이 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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