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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국회 개혁’, 민주당은 ‘검찰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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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정수가 줄어들기 바라십니까. 국회의원의 세비가 확 낮춰지길 바라십니까. 국회의원들이 각종 특권을 행사하며 마치 특권계급인 양 행세하는 거 그만 그치기를 바라십니까. 그걸 저희가 해낼 겁니다. 저희를 선택해 주셔야 그게 됩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4.2 천안 지원유세 연설

“검찰 의도대로, 검찰독재정권의 의도대로 재판을 받지 않을 수 없으니까 제가 재판받는 시간만큼 여러분이 애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검찰이 반드시 ‘이재명 참석해야 한다’고 하고, 증인도 ‘이재명 없이는 증언 못하겠다’고 해요. 이해가 안 되는데 어쩌겠습니까.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야죠. 그것도 검찰의 권력이고, 증거가 있든 없든 ‘너 한 번 죽어봐라’ 이게 정권의 생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4.2 유튜브 방송

공교롭게도 같은 날 나온 여야 양당 지도부의 메시지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정치·사법·권력기관 개혁 분야 공약에 깔린 양당의 정서와 기조는 이들의 말로 집약된다.

윤석열 정부 초반 2년을 여소야대 국면 속에서 보내온 국민의힘은 국회를 핵심 개혁 대상으로 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연초부터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의원 정수 축소 등을 ‘정치개혁’이라며 발표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한동훈 “정치자금 확보 위한 출판기념회 금지”)

국민의힘 홈페이지에 공개된 정책공약집을 보면, 한 위원장의 이같은 ‘정치개혁’ 공약이 그대로 담겨 있다. 국민의힘은 “해묵은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겠다”며 의원 불체포특권·면책특권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불체포특권에 대해 “각종 불법·범법행위를 저지르고도 국회의원 방탄의 수단으로 전락했으며 정당한 사법적 절차의 진행을 방해하는 등 국민들의 심각한 정치 불신을 야기”한다고, 면책특권에 대해 “팩트체크도 하지 않고 아니면 말고 식의 가짜뉴스를 유발하고 심지어 고의로 막말과 거짓말을 유포하고 국민 여론을 호도하는 방편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폐지” 공약에서 “국회법 개정을 통해 헌법44조를 실질적으로 사문화 추진”을,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 공약에서는 “국회 회의 내 발언이라도 국회와 국회의원의 품격을 현저히 벗어난 비방이나 막말, 가짜뉴스 양산, 국민혐오 유발 등이 명백한 경우 국회윤리위뿐만 아니라 당 차원의 강력한 징계 추진”을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또 “국회의원의 특권 중 가장 큰 특권인 의원정수 자율지정 폐지 및 50명 감축”을 주장하며 “금고형 이상의 판결이 확정될 경우 재판기간을 포함해 세비 전액 반납”, “국회 본회의 및 상임위원회 무단 불참시 세비 감액 추진” 등을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공약으로 제시했다.

“국회의원 보수를 중위소득 수준으로 삭감”하겠다거나, “출판기념회를 통한 불법 정치자금 관행 근절”을 위해 “출판기념회 횟수 제한, 출판기념회 수익금 신고, 구매한도 제한, 책 정가 구입, 의정보고회 활성화”를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쩐(錢)당대회 청산” 공약에서는 “당 대표 경선 등을 전담하는 중앙당 선관위 설치운영”, “경선비용 지출내역 공개” 등을 제안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일 오후 충청남도 천안시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천안살리기’ 성성호수공원 지원유세에서 충남 천안시을 이정만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검찰개혁 완성”

민주당 총선공약집에도 국회 개혁 관련 내용이 없지는 않다. 다만 순서는 국회 개혁보다 검찰 개혁이 먼저다. 국민의힘 공약집에는 검찰·사법개혁 관련 항목이 아예 없어 양당 공약 내용은 묘한 대조를 이룬다.

민주당은 공약집에서 “검찰 개혁을 완성하겠다”며 “수사‧기소권을 분리”, “수사기관 전문성 확보”, “수사절차법 제정” 등을 제안했다. 이들은 “압수‧수색 과정에서의 참여권 보장”과 “인권보호 및 검찰의 자의적 수사 방지를 위해 수사준칙(대통령령) 상향입법화”, “피의사실공표죄 개정 추진” 등도 공약으로 내놨다.

민주당은 또 “검사의 기소‧불기소 재량권 남용에 대한 사법통제 실질화”를 위해 “재정신청 전담재판부 설치 및 공소유지 전담변호사 도입”을 공약했다. 경찰에 대해서는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를 통한 경찰의 민주적 통제”와 “경찰국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회·정치개혁 공약으로는 △5.18 정신을 수록한 헌법전문(前文) 개정과 생명권·안전권·주거권·건강권·알권리 등을 본문에 명문화△대통령 4년 중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도입 △대통령 재의요구권, 사면권 한계 명문화 △감사원을 대통령 소속에서 국회 소속으로 변경 등을 담은 헌법개정(개헌)안을 민주당은 제안했다.

민주당은 또 “국회의원에 대해 성과급제 도입”, “국회의원에 대해 무노동 무임금 원칙 적용”,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상설화 및 기능 강화” 등도 공약했다. 이는 국민의힘 공약과 대동소이한 내용이다.

행정·사법부 개혁 공약으로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 의무 이행 강화(주식보유 직무관련성 심사 강화, 청탁금지법 형량 등 공직자 부패 처벌 강화) △법관 증원으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실질화 △국선변호인 조력권 확대 △법관평가제도 개선 △판결문 개방 범위 확대 및 방식 개선 등을 민주당은 제안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대장동 사건 등 재판 출석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는 길에, 차량 안에서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 유튜브 갈무리

녹색정의당 “대통령 국민소환제”…각 당 공약에 시민단체 평가는?

녹색정의당도 2일 김준우 상임대표가 기자회견 및 라디오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정치·사법개혁 공약을 발표했다. 김 상임대표는 국회 회견에서 “대통령 결선투표제와 제7공화국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정권 심판을 위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으로 대통령에 대한 국민소환제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녹색정의당은 사법개혁 공약으로는 △전관예우 퇴출(수임내역 공개 및 개업기간·수임 제한) △공수처 정상화 △로스쿨 입시 개혁 △법관 증원과 노동법원 신설, 군사법원 폐지 △대통령 사면권 제한 등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공수처 정상화 공약에 대해 “공수처는 노회찬 대표의 유지가 담긴 조직”이라며 “과감한 증원을 통해 공수처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에서는 각 정당의 권력기간 개혁 공약에 대한 비교·평가 작업도 이뤄졌다. 참여연대는 이날 보도자료와 홈페이지를 통해 각 정당 공약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참여연대 홈페이지에서 보기) 이 단체는 “권력기관 개혁 공약은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권력기관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에 대한 공약으로 정당이 지향하는 바를 평가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며 해당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민주당은 수사-기소권을 분리해 수사기관 전문성을 확보하겠다고 공약했으나, 권한 분리가 사실상 가능하지 않다는 점과 수사-기소권한 분리 이후의 형사사법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흡했다”며 “녹색정의당은 국가수사체계 개편을 위해 국회 추진기구를 설치하고, 공수처와 검찰의 수사기소권 통제를 위한 옴부즈맨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한 부분은 긍정적이나 검찰개혁과 관련된 공약의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국민의힘은 검찰개혁 공약 자체를 제시하지 않았고, 개혁신당은 검찰 수사지휘권 복구를 공약했는데 이는 수사권조정 이전 과거 체계로 돌아가자는 것”이라며 “두 당 모두 근본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혹평했다. 이들은 또 “민주당, 국민의힘 등은 공수처에 대한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민주당, 국민의힘 등은 국정원 공약 자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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