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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막말하는 정치인들을 보면 화도 나고 피곤해지다 보니 점점 더 정치에 무관심해지는 것 같아요.”
제22대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많은 유권자들이 표심을 정하지 못한 채 고심하고 있다. 특히 많은 청년들이 정치권의 극단 정치에 피로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진영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선거기간 내내 서로를 헐뜯는 막말과 인신공격이 난무하자, 이로 인한 ‘정치혐오’ 혹은 ‘정치무관심’ 정서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자 의식 조사 발표에 따르면 지난 총선과 비교해 ‘선거에 대한 관심도’와 ‘투표참여 의향’이 2030세대에서 유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 투표 의향을 보인 응답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8∼29세가 52.3%로 가장 낮았는데, 이는 지난 총선 때보다도 0.5%포인트 낮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공동으로 여론조사업체 메트릭스에 의뢰, 지난달 30~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3일 발표한 결과에서도 18~29세(국민의힘 16%·민주당 30%)와 30대(국민의힘 13%·민주당 40%)는 투표할 후보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각각 40%, 33%에 달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 중인 최수현(24)씨는 “정치인들끼리 서로 막말을 하는 등 ‘네거티브 정치’를 보다 보면 화도 좀 나고 피로해진다”며 “이런 모습이 반복되다 보니 점점 굳이 찾아보지 않게 되면서 정치에 무관심해지는 거 같다”고 전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안모(30)씨는 “누가 당선되든 변하는 게 없다고 생각되다 보니 정치 자체에 무관심하다”고 했다.
비슷한 이유로 총선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거나 정치권의 모습에 회의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동국대 국제통상학과에 재학 중인 김모(24)씨는 “정치인들이 표 받기에 급급해 포퓰리즘 공약들을 쏟아내는 것 같다”며 “당선된 후에 공약을 지킬지 의문이기도 하고 딱히 기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 중인 이모(25)씨는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국회 안에서도 서로 “깐족댄다”는 등의 막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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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극단적인 진영 대결과 ‘알맹이’ 없는 공약이 청년들을 점점 더 정치 혐오와 무관심으로 몰아넣는다고 우려했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양당이 청년의 표심을 잡겠다고 ‘얼마 투입하겠다’는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지만 청년들은 이런 공약들이 실행될 수 있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우리 정치가 진영 대결로 극대화되고 있다 보니 청년들이 정치에서 손을 떼고 싶어 하게 된다”며 “진영 대결 속에 정책 중심 선거는 부재하고 청년을 위한 정책이 보이지 않으니 정치가 미래를 구해준다는 생각도 하지 않게 된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무관심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청년층도 적극적인 의사 표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 평론가는 “젊은이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대안을 찾기 위해서라도 의사 표시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정치권의 싸움이 계속되고 국민들은 수동적인 형태로 그들의 싸움에 동원되는 존재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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