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련을 앞둔 인턴들의 상반기 임용 등록이 2일 마감되지만, 대부분의 인턴이 등록하지 않고 있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해 온 의대 교수들은 ‘주 40시간 준법 진료’ 등으로 근무 축소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 대학 병원은 외래 진료를 휴진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는 대부분의 의대 교수가 언급을 자제했지만, 일부에서는 격앙된 분위기를 전달하기도 했다.
◇ 인턴들 상반기 임용 마감 임박…등록 거의 없어
연합뉴스 취재 결과 전국 대부분 인턴이 이날 오전까지 상반기 임용 등록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서 근무할 예정이던 인턴 49명은 이날까지 임용 등록을 하지 않았고, 인하대병원에서도 이날까지 인턴 임용대상자 43명 가운데 1명만 등록했다.
경기 수원시 아주대 병원 인턴 54명도 임용 등록을 하지 않기로 했고, 울산대병원에서 근무할 예정이었던 인턴 32명과 레지던트 37명도 상반기 수련 등록 마감일인 이날 오전 현재까지 등록하지 않았다.
경상국립대병원에서도 전공의 집단행동 이후 인턴 약 40명이 임용을 포기했다.
지난달 1일부터 일하기로 예정된 부산대병원 인턴 57명, 동아대병원 인턴 32명은 이날까지 수련 등록하지 않았다.
강원대병원·한림대 춘천성심병원도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수련 등록을 신청한 인턴은 한명도 없다.
인턴들은 이날까지 임용 등록을 하지 않으면 수련을 받지 못한다. ◇ 의대 교수들 근로 시간 축소…일부 병원 외래 휴진
충북대병원·의과대학 비상대책위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대신 주 1일(금요일) 외래휴진을 하기로 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주 52시간으로 교수 근무를 일괄적으로 줄일 경우 불가피하게 중증 환자 진료를 축소할 수밖에 없어, 주 1일 외래휴진으로 대신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충남대 의대·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비대위는 주 40시간 진료 축소·신규 외래 예약 축소 등을 전체 진료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전남대 의대 교수들의 경우 주 52시간 근무를 전체 진료과에 일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1일 오후 교수회의를 열어 장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주 52시간 근무 여부를 과별로 자체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의대교수 283명 중 200명가량이 낸 사직서는 추가로 제출하는 교수들의 사직서를 모아 내기로 했다.
조선대 의대 교수들은 이날 오후 교수회의를 열어 근로시간 단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강원대병원 교수들은 오는 4일까지 내과 의국에 마련된 사직서함에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 대통령 담화에 ‘언급 자제’…”의정 대화 기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의대 교수들은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의료계와 대화하기를 기대했다.
구관우 건양대의료원 비대위원장은 “어제 담화문 내용을 분석해 보니 대통령은 ‘2천명 고수한다, 끝’이라는 입장이고, 저희도 이에 대꾸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담화문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충남 천안지역 대학병원에서는 교수들이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추가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순천향대천안병원 관계자는 “병원에서 비상경영체계 전환을 선언하고 협조를 요청했지만, 교수님들 사이에서는 대통령 담화에 대한 격앙된 분위기가 더 두드러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의정간 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강원 연세대 원주의과대학·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교수들로 구성된 교수평의회는 전날 밤 사직 의사를 재차 밝히며 의정 대화를 촉구했다.
교수평의회는 사직의 변을 통해 “지역의료를 위해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노력하며 쌓아 올린 의업이, 저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길 수밖에 없는 의업이 무너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며 “앞으로 남은 시간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로 의료계 및 국민과 소통하기를 기대하며 원주의과대학의 교원으로서 역할을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했다.
◇ 개원의 ‘진료시간 축소’ 동참 미미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일부 개원의가 주 40시간 준법 진료에 나선 가운데 울산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는 개원의 진료 축소와 관련해 현재까지 특별한 움직임이나 진료 차질 등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이달 새 집행부가 출범한 제주도의사회는 당장 진료 시간을 줄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앞으로 전국 비대위 지침에 따른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가능성은 열어놨다.
부산지역 개원의들도 진료 시간 축소 등 특별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부산시의사회 관계자는 “예전처럼 일괄적으로 회원들에게 하향식의 공지를 내리지 않는다”며 “다만 ‘주말이 있는 삶, 저녁이 있는 삶을 의사들이 영위하는 것이 환자들에게도 좋다’라는 분위기가 캠페인처럼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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