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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가 지난해부터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성매매집결지인 이른바 ‘용주골’ 폐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지역 내 악의적인 소문을 보도한 일부 언론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2일 파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월 업주들의 모임인 특수상조회와 만나 용주골 폐쇄를 위한 논의를 한 뒤, 5차례에 걸쳐 김경일 파주시장을 비롯해 부시장 등 시 측과 업주, 여성 대표와의 면담을 추진했다가 모두 무산됐다. 용주골 측은 “3년의 기간 동안 폐쇄를 유예하면 자립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모아 나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성매매 여성 지원 근거 마련한 파주시…5명 지원
업주들의 의사와는 별개로 시는 “성매매 종사자 여성의 대화 요청에 언제든지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탈성매매 후 법률 및 의료 지원, 자립을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시는 지난해 성매매집결지정비계획을 수립하면서 성매매 피해자의 탈성매매 및 자립·자활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파주시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에는 피해 여성으로 결정되면 다른 지자체의 2배에 해당하는 2년간 생계비와 주거비, 직업훈련비를 지원하고, 자립 준비를 마치면 별도의 자립지원금도 받을 수 있어 1인 당 최대 4420만 원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조례 제정 이틀 만인 지난해 5월 11일 첫 번째 지원자가 나온 후 현재까지 모두 5명의 지원자가 탈성매매 의사를 밝혀와 파주시 자활지원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지원 대상자로 결정돼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또 탈성매매 여성들과 관련 전문가 등의 면담을 통해 지원금 외에도 법률, 의료, 치료회복 프로그램 등 개인별 맞춤형 자활 지원과 만 18세 미만의 자녀를 둔 경우 동반 자녀에 대한 생계비도 지원하고 있다.
◇학부모·시민도 ‘용주골’ 폐쇄 촉구…탈성매매 자립 지원 단체도 지지 선언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매매피해자 지원을 위한 현장상담센터협의회도 지지와 연대의 뜻을 밝히면서 파주시에 힘을 보탰다. 협의회는 전국에서 성매매피해자의 탈성매매와 자립을 지원하는 단체들의 연합 조직으로, 지난 2009년 구성된 이후 공식적으로 특정 지자체의 성매매집결지 폐쇄 지지를 표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파주시 학부모와 시민들이 참여해 출범한 반성매매 시민활동단 ‘클리어링’도 용주골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 정은영 연풍초등학교 학부모회 부회장은 “성매매집결지의 존재를 외면했던 과거와는 달리 우리의 목숨보다 소중한 아이들의 위험천만한 통학로를 이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며 “소중한 아이들이 불법행위가 일어나지 않는 곳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부모인 우리가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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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골 업주 주장한 “재개발 사업과는 무관, 불법 건축물 철거일뿐”
이런 가운데 최근 일부 언론은 전국에 몇 곳 남지 않은 성매매집결지들이 재개발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고, 종사자들은 빈손으로 쫓겨날 처지라면서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보도에서는 “파주시가 대화 요청은 거부하면서 기습적으로 CCTV를 설치를 설치하고, 가림막을 철거하려고 한다”며 “파주시청은 지난해 1월 용주골을 철거해 재개발하겠다고 밝혔다”는 용주골 측의 입장을 실었다.
이에 시는 “재개발 사업은 민간이 시행하고 있을 뿐더러 파주시가 집결지를 철거해 재개발하겠다고 밝힌 바도 없다”며 “위반건축물 철거는 불법 증축 등 건축법에 따른 불법건축 사항에 대해 시행하는 것으로 재개발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범용 CCTV 설치 또한 지난해 3월 행정예고 완료 후 지정된 위치에 설치하는 것이고, 가림막 철거는 현수막 등을 통해 사전에 계획을 충분히 고지한 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파주시만의 외로운 싸움이라고 생각했던 성매매집결지 폐쇄가 학부모와 시민 등 다양한 지지를 받으며 내 소신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주민과 시민단체의 요구를 채찍 삼아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해 더욱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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