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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 뽑고 아스팔트 ‘녹색빛’ 10년…멸종위기 흑두루미 찾더니 1000만명 찍고 우주인도 놀러온다는데[전남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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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 뽑고 아스팔트 '녹색빛' 10년…멸종위기 흑두루미 찾더니 1000만명 찍고 우주인도 놀러온다는데[전남 톡톡]
1일 ‘우주인도 놀러오는 순천’을 주제로 순천만국가정원 개막식이 남문 스페이스 허브에서 시민, 관람객 1만 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됐다. 노관규(왼쪽부터) 순천시장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영록 전남도지사, 남성현 산림청장이 시민 2000여명과 초대형 애니벤저스 퍼레이드를 함께 하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정원 도시를 넘어 정원문화도시로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생태수도 순천’의 또 다른 실험이 시작됐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로 대한민국을 뒤흔든 ‘순천만 국가정원’이 불과 몇 달 놀라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우주인도 놀러오는 순천’이 1일 드디어 그 위용을 드러냈다. 지난해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동문과 서문을 잇던 ‘꿈의 다리’에 우주선(UFO) 모양의 조형물을 설치하고 이름을 ‘스페이스 브릿지’로 획기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동문과 서문 사이 ‘남문광장’(4700평)에는 미스터리서클 형태의 화단을 조성해 전체적으로 우주선 모양을 띠게 하고 이름을 ‘스페이스 허브’로 변경했다. 순천의 우수한 아날로그적 정원 위에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비롯한 문화콘텐츠를 입혔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K-디즈니 순천’을 향한 기대감은 증폭되고 있다.

전봇대 뽑고 아스팔트 '녹색빛' 10년…멸종위기 흑두루미 찾더니 1000만명 찍고 우주인도 놀러온다는데[전남 톡톡]
순천만국가정원 동문과 서문을 잇던 ‘꿈의 다리’에 우주선(UFO) 모양의 조형물 ‘스페이스 브릿지’ 사진 제공=순천시

◇균향발전 선도 모델 주목 받는 순천

대한민국 문화도시는 정부의 ‘지역중심 균형발전’을 선도할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업에는 3년 간 최대 2600억 원이 투입된다. 문체부는 지난해 12월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계획 승인 지자체 13곳을 선정했으며, 이 중 순천시는 ‘문화콘텐츠로 피어나는 정원문화도시, 순천’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계획을 승인 받았다.

이날 열린 ‘순천만 국가정원’ 개막식은 지난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적 개최 이후 6개월 간 디지털문화 콘텐츠로 새 단장을 마친 ‘순천만 국가정원’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있는 행사다.

확 달라진 콘텐츠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주목할 만하고, 탁월하며, 기존 것과 차이가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순천만국가정원이 차별화된 콘텐츠를 품고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정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가장 먼저 노후화된 꿈의다리가 ‘스페이스 브릿지’로 재탄생했다. 키즈가든과 노을정원 인근에는 EBS 인기 애니메이션 ‘두다다쿵’의 캐릭터를 더했다. 두다다쿵의 캐릭터들과 꼬마 우주인이 함께하는 스탬프 투어, ‘작은 정원사의 모험’은 어린이들과 캐릭터가 직접 호흡하며 정원 속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 역할을 수행한다. 기념품 하우스를 리뉴얼한 ‘두다하우스’ 역시 새로운 체험 포인트다.

누적 조회수 35억 뷰에 달하는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이 오는 4월 애니메이션 영화 개봉을 앞두고 순천만국가정원에 등장했다. MZ세대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다양한 세포 캐릭터들은 다채로운 표정으로 순천만국가정원의 또 다른 주요 관람 포인트로 등극했다.

전봇대 뽑고 아스팔트 '녹색빛' 10년…멸종위기 흑두루미 찾더니 1000만명 찍고 우주인도 놀러온다는데[전남 톡톡]
순천만국가정원 야간수상 퍼레이드. 사진 제공=순천시

◇감상에서 벗어나 체험까지 더한 정원

단순히 눈으로 감상하는 것에서 벗어나 3대가 즐기는 도시를 표방한 만큼 다채로운 체험 요소는 눈길을 끈다. ‘보는 정원’이 ‘즐기는 정원’으로 바뀌는 새로운 정원문화 구현에 앞장선다.

지난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기간 중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크릿가든을 4D 콘텐츠 체험이 가능한 ‘시크릿 어드벤처’로 리뉴얼했다. 우주인 ‘우드베어’의 스릴 넘치는 여행을 테마로 한 시크릿 어드벤처는 4D 입체영상관 이외에도 인터렉티브 전시, 프로젝션 맵핑 등 최첨단 기술 도입으로 다이내믹한 오감 체험을 제공한다.

가든스테이 또한 일과 휴식, 관광이 어우러진 ‘정원 워케이션’으로 재탄생했다. 인간의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원에서 이루어지는 워케이션은 기존 어디에서도 시도되지 않았던 최초의 사례로, 사전 예약자가 100여 명을 훌쩍 넘을 정도로 남다른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하천 수상 퍼레이드 역시 국내 최초로 시도된다. 주간과 야간에 1회씩 진행되는 퍼레이드는 순천만과 국가정원의 다양한 동·식물을 모티프로 디자인됐으며, 실제 탑승도 가능하도록 설계돼 국가정원과 순천 도심을 즐기는 또 다른 이색적인 관람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확 달라진 순천만국가정원은 단순히 정원의 재탄생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간 정원도시라는 독보적 위상을 유지해 온 순천시가 이제는 정원에 문화와 디지털 기술을 더해 ‘정원문화도시’로 발돋움한다는 사실을 상징한다.

전봇대 뽑고 아스팔트 '녹색빛' 10년…멸종위기 흑두루미 찾더니 1000만명 찍고 우주인도 놀러온다는데[전남 톡톡]
‘우주인도 놀러오는 순천’을 주제로 순천만국가정원 개막식이 1일 남문 스페이스 허브에서 열린 가운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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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도 놀러오는 순천’을 주제로 순천만국가정원 개막식이 1일 남문 스페이스 허브에서 열린 가운데 노관규 순천시장이 개막을 알리는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소멸위기지역에 희망 던지고 미래 도시로 우뚝

전남은 22개 시·군 중 16개 시·군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전국에서 소멸지역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수도권 집중이 빚어낸 기현상은 지방은 물론이고, 수도권마저 불행의 늪에 빠뜨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 지 오래다.

이에 ‘K-디즈니 순천’은 세계적 애니메이션 제작사 ‘디즈니’와 같이 지역 스스로가 문화콘텐츠의 창조적인 생산지가 될 뿐만 아니라,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앵커기업 유치를 통해 도시 전체를 산업 기지화하려는 전략을 의미한다.

지방에는 먹이가 없고, 수도권에는 둥지 하나 구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시는 ‘K-디즈니 순천’을 통해 지역 경제를 순환하게 할 천만 소비군을 유치하고, 지역에서도 청년들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청년 선호형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

순천만국가정원 리뉴얼은 ‘정원문화도시’라는 시의 새로운 비전을 선보이는 최적의 수단이다. 순천만과 국가정원이라는 우수한 아날로그적 요소에 문화와 디지털적 요소를 더하는 이러한 시도는 ‘생태’라는 순천의 고유한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도시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이다.

멸종위기종 흑두루미를 위해 전봇대를 뽑고, 차가 아닌 사람을 위해 왕복 4차선 아스팔트 도로를 잔딧길로 바꿔낸 순천의 실험정신은 미래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대도시에게는 방향을 던지고 지방도시에는 희망을 쏘아 올리고 있는 순천. ‘K-디즈니 순천’에 대한 전국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국가정원은 우수한 아날로그 요소에 문화콘텐츠를 더해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다”며 “이제 순천은 정원과 문화의 힘으로 정원도시를 넘어 글로벌 문화도시로 새롭게 도약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2008년 순천을 방문했을 때, 갯벌을 보며 생태와 환경에 모든 것을 걸고 환경을 살리는 도시로 미래를 설계하겠다던 노관규 시장님 말씀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이곳에 오니 그 때 생각한 것이 완수돼 간다는 느낌이 들어 놀랐다”며 “이제 순천은 정원문화도시로 거듭난다. 여기 계신 여러분이 새로운 순천을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이번 4월 1일 개막을 시작으로 연중 운영되며,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은 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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