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5시 20분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 택시와 버스, 지인 승용차를 타고 내린 시민들이 1번 출입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에서는 수서고속철도(SRT)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가 운영된다.
GTX-A는 지난달 30일 수서~동탄 구간 첫 운행을 시작했다. 3월 30일과 31일이 주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평일인 이날은 시민들이 출퇴근길 GTX-A를 이용하는 첫날이다.
GTX-A 첫차가 출발하는 오전 5시 30분. 이른 시각인 만큼 첫차에 몸을 실은 승객은 많지 않았다. 총 8량 열차에 탑승한 승객은 약 20명이었다. 열차 내 탑승 가능한 승객은 1000명 이상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GTX-A노선 동탄~수서 구간 내 오전 7~9시 출근 시간 이용 수요를 약 4700명으로 추정했다.
이날 오전 동탄역과 수서역 내에서 열차 이용객을 살펴본 결과,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일각에서는 GTX-A가 혼잡도로 악명이 높은 서울 지하철 9호선 열차처럼 운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었다. 수서역에서 하차한 중년 여성들은 “편하고, 쾌적하다”고 입을 모았다.
수서역에 하차한 승객 대부분은 서울 지하철 3호선 열차로 환승하기 위해 이동했다. GTX-A 승객은 버스나 전철 환승 할인을 받을 수 있다.
GTX-A를 타면 확실히 이동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동탄역에서 수서역까지 거리는 약 40㎞. 승용차로는 약 40분, 광역버스를 타면 1시간이 넘게 걸린다. 동탄역에서 만난 한 시민은 “오전 출근 시각에 광역버스 빈자리가 없어 몇 대를 그냥 보낸 뒤 탑승하기도 한다”며 “오늘부터 며칠 동안 GTX-A를 이용해 보고 비교해 봐야 할 거 같다”고 했다.
GTX-A는 빠른 속도 덕분에 동탄에서 수서까지 20분 만에 도달한다. 최대 시속 180㎞ 속도로 운행하며, 정차와 구간별 운행 속도를 모두 고려한 평균 운행 속도는 시속 100㎞가량이다. 실제 이날 오전 탑승한 열차 내 전광판에서는 실시간으로 열차 속도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170㎞를 넘나드는 속도로 운행하기도 했다.
다만 지하철과 일부 광역버스 배차 간격과 비교하면 긴 배차 간격이 단점이다. GTX-A는 오전 6~9시, 오후 4시 30분~7시 등 출퇴근 시간에는 평균 17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나머지는 20분 간격이다. 서울 내 지하철 배차 간격이 2~3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배차 간격을 꼼꼼히 살펴 이용하지 않으면 장시간 대기해야 할 수도 있다.
이용 요금도 비싼 편이다. 처음 개찰구에 카드를 가져다 대면 1550원이 부과되고, 이후 거리에 따라 운임 요금이 추가되는 구조다. 총 요금은 도착지부터 목적지까지 기준 수서~동탄 4450원, 수서~성남 3450원, 성남~동탄 3950원이다.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한다는 30대 남성 김모씨는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광역버스를 타면 직장까지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다”면서도 “GTX-A는 몇 번을 갈아타야 해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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